제14화
박태준의 나날은 엉망진창이었다. 그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맥과 자원을 동원해 서울을 통째로 뒤졌지만 온서연의 행방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그녀는 마치 바다에 섞여든 물방울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러한 완전한 통제 불능 상태에 그는 더욱 포악하고 짜증 나게 변해 버렸다. 회사에서는 사소한 일로 부하 직원들에게 폭언을 퍼부어 사무실 전체가 불안에 떨었다.
집에서는 온서연과 관련된 물건을 볼 때마다 이유 없이 화가 치밀어 그녀가 예전에 좋아했던 꽃병과 장식품을 여러 개 깨부쉈다. 하지만 부수고 난 뒤, 어지럽혀진 잔해들을 보면 마음은 더욱 공허하고 괴로웠다.
시아 역시 심하게 보채기 시작했다. 어린아이들은 민감해서 집안의 억압적인 분위기와 아빠의 나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는 밤낮으로 울고 떼를 쓰며 끊임없이 물었다.
“아빠! 엄마 언제 와요? 엄마 보고 싶어요! 지금 당장 엄마 보고 싶어요!”
“아빠가 엄마 화나게 했죠? 엄마를 돌려줘요!”
딸의 울부짖음은 마치 주문처럼 박태준의 신경을 괴롭혔다. 그는 달래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안해린을 불렀다. 이제 시아를 일시적으로 달랠 수 있는 사람은 안해린뿐이었다. 안해린은 몸매가 드러나는 타이트한 원피스에 정교한 화장을 하고 금세 도착했다.
박태준이 초췌하고 피곤한 모습을 본 그녀의 눈에 잠시 안타까움이 스쳤지만 더 많은 것은 기회가 왔다는 은밀한 기쁨이었다.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울고 있는 시아를 달래고 나서 아이를 품에 안고 나지막이 노래를 흥얼거렸다. 시아는 그녀의 품에서 점차 조용해지더니 흐느끼며 잠이 들었다. 안해린은 잠든 시아를 침대에 조심스럽게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리고는 거실 소파에 앉아 이마를 짚고 온몸에서 낮은 기운을 내뿜고 있는 박태준에게 다가갔다.
“태준 오빠...”
그녀는 물이 떨어질 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부르며 손을 그의 어깨에 살며시 가져갔다.
“오빠 모습 보니까 제 마음이 다 아프네요...”
박태준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예전 같았으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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