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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안해린은 쫓겨났고 아기방에는 박태준과 겁에 질려 소리도 내지 못하는 시아만 남았다. 그는 딸의 겁먹은 작은 얼굴을 바라보며 심장이 무언가에 세게 맞은 듯했다. 어둠 속에서 번쩍이는 섬광처럼 그가 오랫동안 외면했던 구석이 문득 밝아졌다. 그는 분노를 억누르고 몸을 웅크린 뒤, 최대한 평온하게 들리도록 목소리를 조절했다. “시아야, 아빠한테 말해봐. 양어머니가 예전에도 엄마에 대해 그런 말 했었어? 엄마가 나쁜 엄마라고?” 시아는 방금 일로 인해 매우 놀라 입술을 삐죽거렸다. 눈물이 고인 시아는 겁에 질려 박태준을 쳐다보며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시아야, 무서워하지 마. 아빠가 너한테 화내는 거 아니야.” 박태준은 목소리를 부드럽게 낮춰 눈가의 눈물을 닦아주며 물었다. “양어머니가 처음으로 그런 말한 거야? 아빠한테 말해 줘.” 시아는 흐느끼며 고개를 저었다. 박태준의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그럼 예전에는 또 뭐라고 했어?” 그는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에 긴장감을 담아 물었다. 시아는 고개를 갸웃하며 열심히 기억하더니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 “엄마가 시아를 안 좋아해서 시아랑 같이 안 놀아주고, 시아가 사탕도 못 먹게 한다고 했어요. 엄마는 나쁜 사람이라고, 양어머니가 시아한테 준 새끼 고양이를 일부러 죽였다고도 했어요.” “지난번... 지난번에 놀이공원에 엄마가 오기로 했는데 안 왔어요. 양어머니가 엄마 거짓말쟁이라고, 시아를 안 좋아해서 속인 거라고 했어요. 또 시아가 양어머니 말 잘 듣고 시아의 엄마 되게 해주면 시아한테 예쁜 옷 많이 사줄 거라고 했어요.” 시아의 모든 말이 망치처럼 박태준의 심장을 세게 때렸다. 그제야 모든 것을 알았다.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안해린이 이미 시아의 어린 마음에 이간질의 씨앗을 얼마나 많이 뿌려놓았는지. 그는 예전에 온서연이 가끔 시아가 자신과 예전처럼 다정하지 않다고 말했던 것을 떠올렸다. 가끔 시아가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 반항심마저 느껴진다고 했었다. 그때 그는 그저 아이의 투정이라 생각하고 온서연에게 너무 많이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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