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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손님들 사이에서 탄성과 웅성거림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세상에, 사모님 드레스가 왜 찢어졌지?” “명문가 박씨 가문에서 드레스 돈도 아끼나?” “너무 실례잖아...” 온서연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뒤돌아보지 않아도 지금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다가 안해린의 미처 거두지 못한 의기양양한 눈빛과 마주쳤다. 역시 그녀였다. 하지만 그녀는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처럼 황급히 자리를 뜨지 않았다. 온서연은 침착하게 손으로 찢어진 부분을 누르며 허리를 곧게 펴고 무대 쪽으로 걸어갔다. 하이힐이 대리석 바닥을 딛고 맑은 소리를 냈다. 그녀는 마이크를 받아 들고 또렷하고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의 흥을 깨뜨려 죄송합니다. 방금 조금의 사고가 있었습니다. 제 드레스가 의도적으로 훼손되었는데 이는 인격 모독에 해당하니 누가 그랬는지 반드시 밝혀낼 것입니다. 감히 박씨 가문 안주인을 박씨 가문 파티에서 이렇게 모욕하다니요.” 연회장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안해린의 얼굴색이 미묘하게 변했지만 이내 침착함을 되찾았다. 그녀는 심지어 걱정하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박태준이 빠르게 다가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서연아, 일을 이렇게 크게 만드는 것도 좋지 않아. 드레스 한 벌 가지고 왜 그래. 내가 사람 시켜서 한 벌 가져오게 할게.” 온서연은 그를 바라보며 마이크를 통해 파티장 전체에 울려 퍼지도록 말했다. “제가 이렇게 모욕당하는 것이 보기 좋아요? 여보, 미안하지만 이 일에 대해서는 당신과 생각이 다르네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미 경찰에 신고했어요.” 박태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박씨 가문을 온 도시의 웃음거리로 만들 생각이야?” “박씨 가문을 웃음거리로 만든 것은 제가 아니죠.” 온서연의 시선은 안해린을 향했다. “뒤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겠죠. 안해린, 안 그래?” 다른 뜻이 함축된 이 한마디에 사람들의 시선은 순식간에 안해린에게 쏠렸다. 안해린은 불쌍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서연 언니, 그게 무슨 뜻이에요? 제가 시아에게 가까이 가는 걸 언니가 계속 싫어했던 건 알지만 그렇게 저를 억울하게 몰아붙일 수는 없어요...” 고개를 든 그녀는 이미 눈가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저는 단지 시아가 즐거운 생일파티를 갖기 바랐을 뿐이에요.” 시아는 달려와 안해린의 앞에 서서 조그마한 얼굴에 분노를 가득 담고 말했다. “엄마 나빠요! 양어머니는 저랑 같이 생일 서프라이즈 준비한 거지 나쁜 짓을 안 했어요!” 박태준은 안해린을 등 뒤로 보호하며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온서연, 충분해. 오늘은 딸의 생일잔치지 네 사적인 원한을 푸는 자리가 아니야. 지금 네 꼴이 말이 아니잖아.” 온서연은 눈앞의 이 광경을 무덤덤하게 보았다. 남편은 다른 여자를 보호하고, 딸은 자신을 증오하는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손님들은 동정하거나 구경하는 듯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모든 것이 황당하고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이때, 경찰이 도착했다. 온서연은 침착하게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고 CCTV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CCTV 영상은 안해린이 연회가 시작되기 반 시간 전까지 박태준, 시아와 함께 있었기에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시아는 울부짖으며 말했다. “봐요. 엄마가 양어머니를 괴롭혔어요! 엄마 미워요!” 손님들의 시선은 동정에서 비난으로 바뀌더니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박씨 가문 사모님이 너무 했네...” “분명히 본인이 실수해 놓고 다른 사람을 억울하게 몰아붙이고 있어.” “소문대로네. 부부 관계가 정말 안 좋은가 봐.” 경찰은 기록을 마치고 떠났다. 떠나기 전, 정중하게 가정불화로 보고 스스로 해결하기를 권고했다. 박태준은 손님들에게 사과했다. “여러분께 웃음거리를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제 아내가 최근 업무 스트레스가 많아 감정 기복이 좀 있습니다. 오늘 파티는 여기서 마칩니다. 조만간 다시 파티를 열어 여러분께 사죄드리겠습니다.” 파티는 불쾌하게 끝났다. 온서연은 그 자리에 서서 박태준이 안해린을 세심하게 안심시키는 것을 보았고, 딸이 안해린의 손을 꼭 잡은 것을 보았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그 완벽한 알리바이는 아마 박태준이 안해린을 위해 직접 준비한 것일 것이다. 자신과 딸을 방패막이로 삼아서 말이다. 이 순간, 그녀는 심장이 생생하게 찢어지는 듯했지만 더는 피가 흐르지 않았다. 며칠간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거치며 그 마음은 이미 무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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