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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온서연은 텅 빈 방에서 어지러움을 느꼈다. 연이은 사건들이 그녀를 짓눌렀다. 그녀는 깊은 잠에 빠졌지만 악몽에 시달렸다. 산부인과 조명은 눈이 부시도록 하얬고, 소독약 냄새는 질식할 듯 진했다. 그녀는 분만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온몸이 식은땀에 젖어 있었다. 매번 진통이 올 때마다 심장을 찢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힘내세요! 거의 나왔어요!” 조산사의 목소리는 아주 먼 곳에서 들려오는 듯했다. 그녀는 마지막 남은 힘을 다했고, 마침내 애타게 기다리던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건강한 여자아이예요!” 온서연은 힘없이 고개를 들고 아기의 모습을 자세히 보고 싶었다. 하지만 시선이 닿는 곳에서 안해린이 분만 침대 끝에 서서 아기를 안고 자신을 향해 웃고 있었다. “내 아이...” 그녀는 쉰 목소리로 외치며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잡으려 손을 뻗었다. 갑자기, 분만실의 불빛이 격렬하게 깜빡이며 안해린의 얼굴이 깜박이는 빛 속에서 뒤틀렸다. 갑자기 잠에서 깨어난 온서연은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것을 느꼈다. 식은땀이 잠옷을 거의 적실 정도로 흘렀다. 그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침실 문이 거칠게 열리더니 박태준이 들어와 그녀를 침대에서 일으켰다. “일어나.” 그의 목소리에는 아무런 온기가 없었다. 온서연은 힘없이 풀린 다리로 침대에서 내려섰다. 고열로 인해 시야가 흐릿했고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솜 위에 밟는 듯했다. 박태준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분노에 찬 채 앞서 걸었다. 그는 그녀를 아이 방 문 앞까지 데려가 멈춰 서더니 몸을 비켜섰다. 온서연은 방 안의 광경을 보았을 때 숨이 갑자기 멎었다. 그 눈처럼 하얀 새끼 고양이가 시아의 침대 위에 뻣뻣하게 누워 있었고, 목덜미의 끔찍한 상처는 침대 시트를 끔찍할 정도로 붉게 물들였다. 시아는 무릎을 안고 그 옆에서 온몸을 떨며 울고 있었고, 주변의 부름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네가 한 짓이야?” 박태준의 목소리는 아주 낮았지만 독이 묻은 칼 같았다. 온서연은 천천히 고개를 들고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아니요. 저는 열이 나서 어젯밤 내내 방에 있었어요.” 박태준은 그녀를 못 믿는 듯한 눈빛으로 보았다. 마치 그에게 극도로 실망감을 안겨주는 물건을 살펴보는 듯했다. 그는 마침내 입을 열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젯밤 2층에는 너 혼자였어. 가정부들이 다른 누구도 위층으로 올라가지 않았다고 했어. 온서연, 넌 정말 나를 실망하게 하는구나. 지난번 파티에서 안해린을 모함하고, 이번에는 고양이까지 해쳤어. 언제까지 이렇게 소란을 피울 거야?” 온서연은 자신의 심장이 조금씩 부서지는 것을 느꼈다. 결혼 5년 동안, 그의 마음속에서 그녀는 작은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이었다. 박태준이 앞으로 한 걸음 나서자 그림자가 그녀를 뒤덮었다. “온서연, 네 요즘 상태가 아주 이상해. 내가 이현성 박사님께 연락했어. 최고의 심리 치료사야. 너는 치료를 받아야 해.” 온서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제가 미쳤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의 목소리는 더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을 말하는 듯했다. “네가 치료받는 동안, 너와 모두의 안전을 위해 너는 당분간 방을 떠날 수 없어.” 온서연은 문득 깨달았다. 그는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니라 선고를 내리고 있었다. 박태준은 몸을 돌려 집사에게 지시했다. “사모님을 방으로 모셔다드려. 오늘부터 내 허락 없이는 방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게 해.” 온서연은 그 말을 듣고 오히려 낮게 웃기 시작했다. 그 웃음 속에는 뼛속까지 사무치는 조롱이 담겨 있었다. 온서연은 허리를 곧게 펴고, 한 걸음씩 옮겨 침실로 돌아갔다. 문이 잠기는 순간, 마침내 더는 버티지 못하고 문에 기대 천천히 바닥으로 미끄러져 앉았다. 고열로 인해 이마가 뜨거웠지만 고열보다 더 뜨거운 것은 가슴 속에서 마치 멈춘 듯한 심장이었다. 그녀는 벽에 기대 몸을 일으킨 후 비틀거리며 침대 머리로 걸어가 이불 아래에 숨겨둔 노트북을 꺼냈다. 이후 3일 동안, 온서연은 놀라울 정도로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 의사가 검사하러 왔을 때 그녀는 모든 질문에 협조적으로 대답했다. 치료에 필요하다는 그 기계들은 그녀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었다. 심지어 전기 충격 후에 그녀는 정신이 혼란스러워졌다. 하지만 정신이 든 후에는 마음속에 더욱 차가워졌고 단호한 결의만이 남았다. 그녀는 박태준의 잔인함에 감사해야 했다. 그가 그들 사이의 모든 애정을 완전히 끊어놓았으니 말이다. 온서연은 밤낮없이 모든 시간을 틈내어 쉬지 않고 일했다. 마침내, 모든 자료의 인계가 완료되었다. 마지막 날, 온서연은 창가에 서서 이불로 짠 밧줄을 창가에 묶고는 망설임 없이 창밖으로 몸을 날렸다. 동작은 간결하고 단호했다. 착지한 후, 온서연은 마지막으로 한번, 한때 그녀의 마음에 모든 따뜻함을 담았던 이 저택을 바라보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의 눈 속에는 아무런 파동도 없었다. 새벽녘, 온서연은 공항 대기실에 서 있었다. 창 밖으로, 해외로 향하는 비행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온서연은 휴대폰을 꺼낸 후 전화카드를 뽑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화면에는 항공편 탑승 안내가 떴다. 그녀는 여행 가방을 끌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단호하게 탑승구로 향했다. 비행기 창밖으로 그녀를 5년간 가두었던 이 도시는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온서연은 시큰거리는 눈을 감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침내, 모든 것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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