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박태준은 안해린과 시아와 함께 백화점 안의 키즈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 시아가 깔깔 웃는 것을 보며 안해린은 그의 곁에 기대어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광경은 그가 과거에 동경했던 ‘가족’의 따뜻함이었다. 하지만 어쩐지, 그는 안해린의 웃는 얼굴을 보면서 온서연이 창가에 조용히 앉아 책을 읽던 옆모습이 떠올랐다.
마음속 어딘가가 갑자기 텅 빈 듯했고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는 며칠 동안 온서연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는 것을 떠올렸다. 형용할 수 없는 짜증스러움이 그를 사로잡았다.
안해린은 민감하게 그의 마음이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느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태준 오빠, 왜 그래요?”
박태준은 정신을 차리고 눈앞의 모녀에게 집중하려 애썼다.
“별거 아니야.”
하지만 그는 자신이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온서연은 며칠째 아무 소식이 없었다. 그가 며칠 동안 가둬두고 심리 치료사까지 불렀으니, 그렇게 오만한 성격의 그녀라면 분명 잔뜩 화가 났을 것이다. 박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내가 너무 지나쳤나?’
하지만 이내, 그녀가 요즘 점점 이상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해린을 모함하고, 딸의 생일파티를 망치고, 고양이까지 해치고...
그가 그녀에게 의사를 불러주고, 자유를 잠시 제한한 것도 결국 그녀를 위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녀가 진정하고 더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이다.
그녀를 너무 어리광부리게 했기 때문에 그녀가 그렇게 이성을 잃은 것으로 생각해 이번에는 반드시 제대로 된 가르침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워낙 성격이 강한 그녀이니 분명 제대로 화가 났을 것이다. 박태준의 머릿속에 한때 사랑으로 가득했지만 이제는 차갑고 지친 온서연의 눈만이 떠올라 심장이 가는 바늘에 찔린 듯 미세한 통증이 일었다.
‘됐어. 뭘 따지겠어. 아무리 잘못했어도 나랑 정식으로 결혼한 박씨 가문 사모님인데. 한때는 손안에 넣고 싶다고 맹세했던 여자잖아. 좀 달래주자.’
그런 생각이 든 박태준은 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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