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내가 마음이 흔들렸다고? 가현이 때문에?’
임가현과의 혼인은 한주혁이 처음부터 계산해 둔 일이었다.
그녀는 가문을 가장 효과적으로 흔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였기에 선택된 존재였다.
사랑 같은 감정은 애초에 고려 대상조차 아니었다.
그런데도 심장 깊숙한 곳에서 묵직한 통증이 번져 나갔다.
지난 3년 동안 애써 외면해 온 장면들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한꺼번에 되살아났다.
임가현이 조용히 식탁을 차리던 모습, 말없이 그의 일정에 맞춰 옷을 골라 주던 손길, 언제나 한 발 뒤에 서서 시선을 낮추던 태도...
그 모든 기억이 지금의 부정을 집요하게 반박하고 있었다.
“넌 여긴 왜 왔어?”
한주혁은 시선을 피한 채 물었다.
“아, 그러고 보니 본론을 잊을 뻔했네. 실시간 검색어 보고 혹시나 해서 왔어. 설마 했는데 진짜 가현 씨더라. 근데 말이야... 좋은 건 나눠야지. 어차피 우리 친구인데 나한테도 한 번 소개...”
“헛소리하지 마.”
한주혁은 곧바로 곽시안의 말을 잘랐다.
본인조차 인식하지 못한 사이 그의 목소리에는 날이 서 있었다.
“가현이는 내 와이프야.”
곽시안이 잠시 멍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와이프? 주혁아, 너 아직 못 봤어?”
“뭘.”
곽시안은 휴대폰을 꺼내 몇 번 화면을 터치한 뒤 그에게 내밀었다.
“너네 한권 그룹 공식 홈페이지야. 30분 전에 공지 올라왔어.”
한주혁의 시선이 화면 위에 고정됐다.
[공식 입장문: 한권 그룹은 한주혁 대표와 임가현 씨가 상호 합의로 혼인 관계를 정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하얀 화면 위에는 한권 그룹의 공식 직인이 또렷이 찍혀 있었다.
발신을 확인하자 한권 그룹 홍보팀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 수위의 공지는 한주혁 본인이 아니라면 부모님 외엔 승인할 수 없었다.
“말도 안 돼...”
한주혁은 짧게 중얼거렸다.
머리로 피가 한꺼번에 쏠리며 손끝이 덜덜 떨렸다.
그는 곧바로 내선 전화를 눌렀다.
“법무팀장 연결해. 지금 당장 나랑 가현이의 이혼 협의서 누가 처리했고 누가 서명했는지 전부 확인해. 왜 내 승인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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