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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그는 커다란 리시안서스 꽃다발을 들고 와 병실 밖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서이준은 그를 쫓아내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와서 내 상태를 살폈다. 내 병은 점점 심해졌고 온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시달렸다. 나는 끝없이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눈을 뜨면 늘 해 질 녘이었다. 송현우는 매일같이 병원에 찾아와 나를 기다렸고 나는 그를 한번 만나주었다. 그의 셔츠 깃은 구겨져 있었고 머리는 헝클어진 채로 대충 넘겨져 있어 어딘가 모르게 퇴폐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지아야, 나 좀 용서해주라, 응? 다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정말 미안해. 우리 다시 시작하면 안 될까.” 그는 무언가 생각난 듯 급하게 말을 덧붙였다. “최고의 의사 선생님 모셔왔어. 꼭 나을 수 있을 거야, 반드시...” 그는 나에게 말하기보다 스스로를 다독이는 것 같았다. “미안해요. 송... 전 당신이 기억나지 않아요.” 송현우는 경악하며 고개를 들더니 내게 달려와 손을 잡으려 했다. “불가능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네가 어떻게 날 잊어. 날 잊으면 안 돼.” 그는 더 이상 그 특별한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진아린이 병원으로 찾아오자, 그는 그녀의 팔을 거칠게 잡아끌고 산부인과로 향했다. “지아야, 다 진아린 때문이야. 걔가 우리 사이를 이간질했어. 내가 당장 데려가서 아이 지우게 할게. 그 아이, 절대 태어나는 일 없을 거야.” 진아린은 마취제 한 방 없이 강제로 유산 수술을 받아야 했다. 송현우는 기어코 내가 자신을 기억해내야 한다며, 우리가 사랑했던 증거를 찾겠다고 케이블카로 향했다. 그는 그곳에 걸린 낡고 해진 팻말들을 뒤집으며 하염없이 우리의 흔적을 찾아 헤맸다.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했고 그의 영혼은 더욱 깊은 나락으로 가라앉았다. “어떻게 없을 수가 있어. 지아야, 날 믿어줘. 그 팻말은...” 그는 말을 꺼내려다 말고 나를 보더니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지아야, 네가 거기에 갔었구나. 나한테 완전 실망했겠지. 지아야, 난 널 사랑해. 제발 나를 기억해 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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