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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응, 우리 친삼촌 개인 명의로 되어 있거든.” 그의 말에 이루나는 속도를 자연스레 늦추었다. “그럼 좀 아닌 것 같은데? 갑자기 외부인이 들이닥치면 어르신들은 불편하기 마련이잖아. 차라리 다른 데로 옮길래?” “어르신은 무슨, 나랑 겨우 10살 차이야. 정말 친해서 형제나 다름없어. 어차피 신경 쓰지도 않을 거야.” 태준이 말을 이어갔다. “여기로 온 건 방금 있던 곳에서 멀지 않은 데다가 우리 삼촌 별장에 진짜 끝내주는 큰 수영장이 있어서 한번 경험해보라고.” “삼촌이랑 숙모는 지금 안 계시지?” “걱정 마, 아직 결혼 안 하셨어. 매일 바쁘게 일만 하고, 잠도 회사에서 자느라 집에는 거의 없어.” 문 앞에 다다르자 이루나도 깊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곳은 산꼭대기에 지어진 단독 별장으로 시야가 탁 트였다. 소란스러운 도시를 멀리 벗어났지만 동시에 번화한 거리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별장 뒤에는 드넓은 골프장이 펼쳐졌고, 오른쪽은 수십 대의 고급차들이 주차된 널찍한 주차장이 보였다. 주변 시설도 완비되어 있으며 울창한 녹음 덕분에 공기는 늘 상쾌하고 신선하다. 보안 시스템 역시 빈틈없이 갖추어져 안전 면에서도 완벽했다. 도대체 얼마나 돈이 많아야 이토록 뛰어난 입지의 저택을 누릴 수 있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김 집사님, 새 여자 수영복 몇 벌 좀 가져와 봐요. 우리 이따가 수영할 거라.” 태준은 헬멧을 벗으며 별장 집사 김성훈을 향해 말했다. “네, 도련님.” 그러고 나서 이루나와 함께 넓고 호화로운 거실로 들어서며 가정부에게 차를 내오라고 했다. 김성훈이 수영복을 가져온 후 두 사람은 수영장 쪽으로 걸어갔다. 수영장은 별장 측면에 있으며, 규모는 일반 대형 풀장보다도 더 넓다. 독창적인 디자인 덕분에 위에서 바라보면 마치 끝이 없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태준은 옷을 갈아입고 일찌감치 물에 뛰어들어 벌써 몇 바퀴째 돌고 있었다. 그러다 수영복 차림의 이루나를 발견하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비키니와 비슷한 디자인이라 화끈하고 관능적인 몸매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키는 168cm로 아주 큰 편은 아니지만 비율이 워낙 좋은 데다가 평소 꾸준한 운동과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긴 덕분에 몸매는 탄탄하고 아름다웠다. 누가 봐도 강인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이른바 ‘와일드 미’의 소유자였다. 특히 곧게 뻗은 긴 다리와 풍만한 가슴, 그리고 온몸에서 은은한 광채가 날 정도로 하얀 피부는 감히 여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태준의 노골적인 시선에도 전혀 개의치 않은 이루나는 곧장 멋지게 다이빙했다. 수영도 잘하는지라 물에 들어가자마자 신이 나서 다양한 영법을 선보였고, 곧이어 태준과 장난치며 즐겁게 놀았다. 그녀는 그에게 있어서 매혹적이고 신비로우며 어딘가 위험한 여자였다. 반면 그는 그녀에게 젊고 밝은 에너지를 지닌, 심심할 때 함께 어울리기 좋은 ‘친구’일 뿐이다. 두 사람은 수영장에서 신나게 놀았다. 시합도 하고 물장난도 치며 서로 수영 기술을 공유하기도 했다. 태준이 장난삼아 그녀의 얼굴에 물을 확 끼얹자, 이루나도 발로 세게 걷어차고 몸을 돌려 수영장 반대편으로 헤엄쳐 가 물속 깊이 잠수해버렸다. 그리고 2분 정도 숨을 참고 있다가 다시 물 위로 고개를 내미는 순간, 수영장 가장자리에서 우뚝 서 있는 키 크고 잘생긴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끔찍할 정도로 익숙한 실루엣에 이루나는 숨이 턱 막혔다. 얼굴에 묻은 물기를 거칠게 닦아내고는 다시 눈을 부릅떴다. ‘망할, 진짜잖아?’ 한편, 수영장에 서 있는 서이건도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특히 한 줌만 한 비키니를 보자 시선이 점점 어두워졌고, 당장이라도 물속으로 뛰어들어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한 기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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