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화
이곳은 꼭 세상과 단절된 듯한 느낌이라 이루나는 잠시나마 소란스럽고 또 상처투성인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절도 아닌 곳에서 이런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녀는 의도치 않은 디지털 디톡스도 마음에 들었고 때가 되면 꼬박꼬박 나오는 식사도 좋았으며 무서울 거라고 생각했던 같은 철장 동기들과도 꽤 사이좋게 지냈다.
그녀는 유치장이라는 곳을 완전히 즐기고 있었다.
심지어 어느 날은 이곳에 조금만 더 오래 갇혀있으면 상처가 완전히 아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그녀는 철창 밖의 세계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즐겁다고 느끼는 순간 시간은 갑자기 빠르게 흘러버렸고 5일은 금방 지나가 버렸다.
서류 작성을 마친 후 경찰서에서 나온 이루나는 따뜻한 햇볕과 바깥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며 손을 벌린 채 눈을 감았다.
그녀를 데리러 온 유하정은 그 모습을 보더니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한마디 했다.
“얼씨구, 좋아? 오랜만에 바깥 공기 마시니까 좋아? 어떻게 된 게 구류를 당할 수 있어? 어떤 사람들은 차로 사람을 쳐도 금방 나오더니만.”
“나도 하필이면 그 타이밍에 재수 없는 인간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지.”
조수석에 올라탄 이루나는 시트에 등을 기대며 그날 있었던 일을 친구에게 얘기해 주었다.
“미친, 대체 어떤 신분의 인간이길래 고작 차 좀 박은 거 가지고 너를 이렇게 만들어?”
이루나는 이목구비가 뚜렷했던 남자의 얼굴과 남자가 타고 있던 6억 원짜리 차량을 떠올리고는 갑자기 기분이 확 나빠진 듯 미간을 찌푸렸다.
“나도 몰라. 재수가 없는 게 재벌 2세 같기도 하고 또 태도가 껄렁한 게 건달 같기도 하고 했어. 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까 얼굴 하나로 먹고사는 호스트바 선수 같아.”
“허!”
유하정이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호스트바 선수가 애스턴 마틴을 끌고 다닌다고? 대체 지목을 얼마나 많이 당해야 그 정도 돈을 모을 수 있는 거야? 차은우보다 더 잘생겼어?”
“그런 얼굴이 딱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