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화
서문호의 말에 사람들이 흠칫했다.
차화영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져서는 주먹을 꽉 말아쥔 채 중얼거렸다.
“대체 이건이 그놈은 무슨 생각인 거야! 정말 미치기라도 한 거야? 여자 때문에 경찰서에 잡혀있기나 하고!”
말을 마친 그녀는 무서운 눈빛으로 이루나를 한번 째려본 후 고개를 돌려 잔뜩 어질러진 거실을 바라보았다.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눈에 훤히 보이는 듯했다.
차화영은 깊은 분노에 숨을 고르며 다시금 자신은 피해자라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이루나를 노려보았다.
이은서는 서이건이 성폭행을 인정했다는 말에 수치스러워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했다.
반면 이루나는 담담하기 그지없었다.
“들으셨죠? 자기도 인정했다잖아요. 경찰들은 그저 피해자인 저를 위해 성폭행범을 잡아들인 것뿐이에요. 아까도 말했지만 서이건 씨를 구하고 싶으면 알아서들 변호사 선임하세요. 저는 용서할 생각 없으니까. 이제 할 말 다 하신 것 같은데 이제 그만 우리 집에서 나가 줄래요? 끝까지 버티면 그때는 또다시 경찰에 신고할 겁니다.”
의기양양한 얼굴의 그녀를 보며 차화영 일행은 경멸의 시선을 보냈다. 그녀를 향해 뭐라고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뭘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박희연은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자기가 나서는 것이 아닌 이성태의 등을 밀었다.
“쟤 좀 어떻게 해봐.”
보는 눈이 많은 지금, 이루나를 훈계할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인 이성태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성태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보다 못한 차화영이 잔뜩 어두워진 얼굴로 먼저 입을 열었다.
“너처럼 교양도 없고 품위도 없는 애는 처음 봤다. 멀쩡하게 대학교까지 나온 애가 대체 왜 이렇게 수치심이 없고 또 뻔뻔해!”
이루나는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차화영의 말을 가볍게 무시해 버렸다.
그러자 박희연이 앞으로 한걸음 나서며 차화영의 손을 잡았다.
“정말 죄송해요, 어르신. 제가 전에도 말했듯이 얘가 친모를 일찍 잃어서 버릇이 좀 없어요. 제가 어떻게든 교육하려고 했는데 새엄마 말은 들을 생각 없다면서 저를 완전히 거부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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