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2화
이루나는 계속 이 병실에 남아 있기 싫어서 뒤돌아 고지훈에게 말했다.
“이제 괜찮아 보이는데 가족한테 전화해서 돌봐달라고 해봐.”
고지훈이 짜증 내면서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왜. 벌써 가려고? 아파서 죽을 지경인데 날 내버려 두고 떠나려고?”
“나 대신 싸워달라고 한 적 없거든?”
이루나가 무표정으로 말했다.
“다친 거 내 탓 하지 마. 난 할 만큼 다 했으니까 집에 돌아갈 거야. 나보다 가족이 와서 돌봐주는 게 나을 수도 있어.”
그녀의 이렇게 차가운 모습을 보면서도 고지훈은 왠지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가 ‘가족’이라는 말을 꺼내자 얼굴에 쓸쓸함이 묻어나왔다.
“가족? 난 혼자야. 가족이 뭔지도 몰라.”
“혼자라고?”
이루나는 의아하기만 했다.
고지훈은 그녀를 우두커니 바라보면서 간단히 자기 사연을 털어놓았다.
알고 보니 고지훈은 어릴 적 보육원에서 자라다가 6살 때 아이를 못 낳는 부유한 고 씨 부부에게 입양되어 몇 년 동안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왔다.
그런데 8살 때 양부모가 갑자기 쌍둥이를 임신하면서 그 후로는 고지훈에게 소홀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점점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다시 보육원에 버려지고 말았다.
15살 때, 갑자기 정체불명의 사람이 나타나서 그를 다시 입양했고, 귀족 학교에도 보내주고 최고의 환경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전문적인 도우미까지 불러서 그를 돌봐주었고, 그렇게 그는 부잣집 아들처럼 편하게 살게 되었다.
그렇게 대단한 양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완전 재벌 2세와 다를 바 없이 살아왔다. 해외 명문대에 유학도 가고, 도우미에 운전사, 경호원까지 붙어 다녔다. 그리고 귀국하자마자 양아버지는 거액을 투자해줄 테니 하고싶은 일하라고 했다.
“참 운 좋은 사람이었네.”
이루나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선 왠지 모르게 서로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느껴졌다. 겉으론 거만해 보이더니 이렇게 처참한 출신이었을 줄은 전혀 몰랐다.
고지훈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았다.
“가고 싶으면 가. 어차피 곧 누군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