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화
집에 돌아가서 씻고 누웠을 땐 벌써 저녁 8시가 훌쩍 넘은 상태였다. 머릿속에는 오늘 휴양 마을에서 벌어진 일들이었고, 서이건과 고지훈이 주먹다짐하는 장면을 떠올려도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계속 뒤척이다가 거의 10시가 다 되어갈 때쯤, 갑자기 강아지가 그녀의 방으로 뛰어 들어와서 계속 울부짖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보통 집 안에서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해서 달려와서 보고하는 거였다.
이루나는 어쩔 수 없이 불을 켜고 일어나 옷을 챙겨 입고 거실로 나갔다. 그런데 거실 불이 켜져 있는 것이다.
의아해하고 있을 때, 강아지가 다시 달려와서 그녀의 옷자락을 물더니 꼬리를 흔들면서 한쪽으로 끌고 가려고 했다.
고개를 들어보니 문이 열려 있었고, 문 앞에 있는 센서 등도 켜져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그 불빛 아래에는 키 큰 사람이 서 있었다.
이루나는 집에 위험한 사람이 들어온 줄 알고 긴장한 채 문 앞으로 다가갔는데 거기엔 한 남자가 벽에 기대어 유령처럼 조용히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바로 서이건이었다.
그가 갑자기 나타난 걸 보고 이루나는 숨이 멎는 듯했다.
그의 머리에는 아직 붕대가 감겨있었고, 잘생긴 얼굴에 멍 자국이 가득했으며 마치 누군가에게 쫓겨 도망친 것처럼 얼굴이 창백하기만 했다.
겨우 정신 차린 이루나는 그와 한마디도 더 하고 싶지 않아 바로 문을 닫으려 했다.
문이 반쯤 닫혔을 때, 서이건이 손을 뻗어 막으면서 안으로 들어왔다.
“뭐 하는 거야.”
이루나는 결국 화가 났다. 낮에 이유 없이 아무 상관도 없는 고지훈을 때린 것도 모자라 몇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또 도둑놈처럼 집에 쳐들어와서 짜증이 났다.
어두운 거실. 서이건은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 사람이랑 어디까지 갔어.”
“잤다. 왜.”
이루나는 숨기지 않고 말했다.
“더 자세히 듣고 싶으면 얼마든지 말해줄게. 이건 씨한테 했던 것처럼 똑같이 했어. 그리고...”
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서이건은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가느다란 목덜미를 꽉 잡으면서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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