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8화
격렬한 싸움은 몇 분간 계속되었고 결국 소란을 들은 경찰들이 들이닥쳐서야 겨우 제압이 됐다.
이루나는 억지로 떼어내져 끌려 나갔고 그 자리에서 불볕더위 아래 서 있는 벌을 받았다.
땀에 절어 숨이 턱까지 차올라 몸이 반쯤 부서진 듯 힘이 빠졌다.
하지만 그날 이후, 상황은 조금 달라졌다.
식당 사건으로 그녀의 ‘전투력’을 본 다른 여자들이 더는 함부로 건드리지 못했다.
원래부터 운동을 즐겨 온 덕분에 여자들끼리의 몸싸움에서는 늘 우위에 있었다.
전까지는 단순히 참아왔고 하필 몸이 좋지 않았던 탓에 밀려왔을 뿐이다.
며칠간의 잠잠한 시간이 지나고 어느 날 아침, 교도소를 지키는 경찰관이 와서 말했다.
“오늘 너를 만나러 온 사람이 있다.”
이루나는 의아했다
이렇게 형사 구류 중일 때는 가족조차 면회가 허락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시 유하정?’
그러나 두꺼운 유리창 너머에 서 있던 인물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서이건.
눈이 마주치는 순간, 이루나의 심장이 본능적으로 빠르게 뛰었다.
하지만 그의 서늘한 정장 차림과 기품 있는 모습과 그에 비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자신을 의식하자 억눌렀던 원망과 증오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늘 그렇듯 서이건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러나 자리에 앉아 마주 본 순간 그는 이루나의 상처 난 얼굴과 핏기 없는 입술, 지친 눈빛을 보았다.
그제야 서이건의 눈빛과 표정에는 연민이 드러났고 곧 수화기를 든 그는 낮고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서 잘 지내진 못하는 모양이네.”
이루나는 조롱하듯 입꼬리를 올렸다.
“이게 바로 당신이 원하던 그림 아닌가?”
서이건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머뭇거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이라도 기회를 줄 테니까 고개 숙여 사과해. 제대로 빌기만 하면 바로 집으로 돌려보내 줄게.”
“하.”
이루나는 단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었다.
“사과? 그건 죽어도 안해. 당신이 날 어떻게 만들었는지 난 평생 잊지 않을 거야. 정말 남자답게 굴 거면 정식으로 기소해서 날 십 년이고 이십 년이고 가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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