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8화
“맞아.”
이루나는 숨을 들이마셨다.
“이 결정이 너를 놀라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난 지금 간절해.”
“결혼은 큰일인데... 넌 나에 대해 더 알고 싶지 않아?”
고지훈은 가슴이 벅차면서도 한편으론 이게 농담 같아 보였다.
“우린 서로 안 지 이제 두 달도 안 됐잖아.”
“너를 너무 깊게 알게 되면 오히려 관계를 시작하기 싫어질지도 몰라. 결혼이라는 건 가끔은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
이루나가 말을 잇기도 전에 고지훈이 끼어들었다.
“나야 당연히 원하지!”
그는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감싸더니 꼭 끌어안았다.
“솔직히 말하면 너의 이 결정이 좀 무섭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야. 연애는 건너뛰고 곧장 내 아내가 되겠다니... 너무 비현실적이잖아.”
이루나는 그의 품 안에서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난 그냥 너무 지쳤어. 그 엉망진창이 된 과거에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아.”
그녀의 눈빛은 더할 나위 없이 차갑고 깊었다.
“결혼하는 이유... 너한테 속이지 않을게.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과거를 빨리 내려놓고 싶어서야. 네가 받아들인다면 언제든 결혼식 올릴 수 있어.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도 이해할 거야.”
“받아들일게!”
고지훈은 다시 이루나의 말을 끊었고 눈빛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우리 결혼하자!”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루나가 자신을 ‘대체품’으로 쓰려고 한다는 걸.
그녀가 과거에서 도망치기 위해 다른 남자를 택했을 뿐이라는 걸.
그걸 알면서도 이루나가 자신의 아내가 되어준다면 자신에게는 그걸 뒤집을 힘이 있다고 믿었다.
그게 나름의 승부수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속으로는 자존심이 상하고 평생 여자들에게 쫓기던 자신이 이젠 ‘대타’가 된 것 같아 묘한 억울함과 허무함이 스쳤다.
하지만 이루나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런 감정 따위는 다 사라졌다.
‘루나가 내 여자가 된다면 이걸로 충분해.’
“고마워.”
이루나가 낮게 중얼거렸다.
“사실 넌 조금 더 생각해도 돼. 내 진짜 목적은 나 좀 도와달라는 거였거든.”
“뭘 더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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