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8화
결국 이은서는 어쩔 수 없이 다리 위에서 허공을 향해 머리를 조아렸고 이루나에게 횡설수설하며 사과를 늘어놓았다. 아직 50번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미 머리에서는 피가 흐르고 무릎조차 제대로 꿇지 못했다.
이런 광경을 마주한 고지훈도 진짜로 이은서를 발로 차 죽일 수는 없었다.
결국 그녀는 한낱 여자일 뿐이었고 아무리 잔혹하게 굴어 정말 죽인다고 해도 이루나가 돌아오는 건 아니었다.
이루나는 영원히 돌아올 수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분노를 쏟아낸다고 해서 조금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고지훈은 더 이상 이은서에게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로 하고 그녀를 그 자리에 내던진 채 그대로 차에 올라 자리를 떴다.
이은서는 홀로 다리 위에 주저앉아 있었다.
그녀는 사방을 둘러싼 산을 바라보다가 점점 멀어져가는 고지훈의 차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이 스며드는 동시에 두려움이 서서히 밀려왔다.
다행히 고지훈은 그녀의 휴대폰까지 빼앗지는 않았다.
처음엔 경찰에 신고하려 했지만 뒤엉킨 일들을 생각하니 괜히 일을 키워봤자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결국 그녀는 박희연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다.
반 시간쯤 지나자 박희연은 운전기사와 비서를 데리고 황급히 달려왔다.
“엄마...”
이은서는 이미 몸도 마음도 완전히 지쳐 있었고 제대로 일어설 힘조차 없었다. 그녀는 그저 감격스러운 마음에 눈물만 흘렸다.
“어떻게 된 일이야?”
이은서의 이마엔 큼지막한 혹이 부풀어 오르고 피가 흐르고 있었으며 입가에도 상처가 나 있었다. 머리는 헝클어지고 옷은 흐트러진 채로 이 황량한 들판 한가운데 버려진 꼴을 본 박희연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일단 차에 타서 얘기해요. 빨리 물 좀 줘요, 저 죽을 것 같아요...”
이은서는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리고 박희연과 비서의 부축을 받아 차 뒷좌석에 올라탄 후에야 자신이 고지훈에게 납치당해 이곳까지 끌려와 고통받았던 일을 털어놓았다.
그 말을 들은 박희연은 화가 나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박희연은 곧바로 이은서에게 되물었다.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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