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7화
이루나는 더 이상 서이건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짓을 했는지 궁금해하고 싶지 않았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해질 뿐이었다.
침대 위에 누워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익숙한 자기 집 냄새, 이불의 온기, 공기 속의 모든 것이 너무나 그리웠다.
그렇게 오랜만에 안도의 숨을 내쉬던 이루나는 문득 자기 강아지를 떠올렸다.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내 강아지와 가게는 지금 어떻게 됐을까?’
이루나는 급히 서이건이 준 새 휴대폰을 꺼내 카톡에 로그인했다. 그 안에는 친구들과 동료들이 남긴 수십 개의 메시지로 빼곡했고 모두가 그녀의 소식을 묻고 있었다.
더는 망설이지 않고 이루나는 바로 유하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전화는 곧바로 연결되었지만 상대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조심스럽게 물었다.
“실례지만... 누구세요?”
“하정아, 나야.”
이루나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심장이 두근거렸다.
“나... 돌아왔어!”
잠시 정적이 흘렀다.
“누구라고?”
“이루나.”
“아!”
유하정의 비명이 들려왔고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진짜 루나 맞아? 귀신 아니고? 아니면 일부러 변조기 써서 목소리 흉내 내는 거야? 대답해 봐!”
“너 당장 우리 집으로 와. 전화로는 설명이 안 돼.”
이루나가 전화를 끊었다.
자신이 사라진 이 시간 동안 세상 모두가 그녀가 죽었다고 믿고 있었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심지어 유하정처럼 가장 가까운 친구조차도 그 사실을 받아들였을 테니 갑자기 이루나의 목소리를 듣고 당황하는 건 당연했다.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밖에서 문을 마구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자 헐떡이며 유하정이 서 있었다.
“너... ”
유하정은 눈을 휘둥그레 뜬 채 마치 귀신을 본 사람처럼 이루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집 안으로 들어와 그녀의 얼굴을 만지고, 손을 잡아보고, 몸을 만져보았다.
살아 있는 사람임을 확인하고 나서야 유하정은 소리를 질렀다.
“너 진짜 돌아온 거야? 죽지 않고 진짜로 살아있었어.”
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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