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유재훈이 황제가 되던 해, 변방에서 전쟁이 터졌다.
그는 스스로 출전을 청했고 그곳에서 성을 지키던 강나리를 만났다.
두 사람은 전쟁 한가운데서 인연을 맺었다.
유재훈은 그때 자신이 했던 약속을 떠올렸다.
“전쟁에서 이기면 아바마마께 청해 너를 내 유일한 황후로 맞겠다.”
그러나 그 약속은 치명적인 화살 앞에서 끊어졌다.
그날 유재훈은 기억을 잃었고 두 사람의 사랑은 집착처럼 그의 심장 깊은 곳에 묻혔다.
황제가 된 뒤, 그는 영의정에게 부탁했다.
9개의 별이 맞물릴 때의 힘을 빌려 사람을 찾게 해달라고.
하지만 정작 그곳에 도착했을 때, 그의 기억에는 영의정이 했던 말만 남아 있었다.
“황후마마를 찾으셔야 하옵니다. 반드시 폐하의 운명인 여인이 나타날 것이옵니다.”
유재훈은 머리를 움켜쥐었다.
그러다 밀실에 강나리를 가두었을 때, 그녀가 했던 말이 번개처럼 떠올랐다.
다시 생각해 보니 강나리는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영의정은 유재훈의 안색이 변한 것을 보고 조심스럽게 위로했다.
“폐하, 너무 염려하지 마시옵소서. 이 초상화가 있으니 폐하와 강 장군께서는 반드시 다시 서로를 알아보실 겁니다. 폐하를 향한 장군의 마음을 보면 반드시 다시 만날 인연인 것 같사옵니다.”
“아니, 그게 아니다.”
영의정의 위로는 오히려 비수가 되어 유재훈의 마음을 찔렀다.
곧, 그는 비틀거리며 의자에 주저앉았고 김민성과 영의정은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이토록 무너진 황제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즉위 이후의 유재훈은 정치를 잘 다스렸지만 늘 냉정하고 살기가 서려 있어 속마음을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유재훈은 초상화를 꽉 움켜쥐고 김민성에게 명령했다.
“당장 사람을 찾거라.”
그러고는 영의정의 손을 붙잡았다.
“천하를 내려다보고 세사를 아는 자라면 이 여인이 어디 있는지 알지 않느냐.”
영의정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함께 천성각으로 향했다.
유재훈은 옆에서 과거의 기록을 살펴보는 영의정의 모습을 지켜봤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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