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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서기백은 어두운 작업실 한구석에 웅크린 채, 난장판이 된 바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인터넷에는 최면 영상 원본과 배청아의 일기장이 퍼졌다. 피가 묻은 글자들은 독이 묻은 칼이 되어, 이미 만신창이가 된 서기백의 신경을 끝없이 도려냈다. 배청아는 다 알고 있었다. 서기백이 완벽하다고 믿었던 최면도, 직접 먹였던 약도, 서기백이 공들여 엮어 둔 거짓말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알고 있었다. 배청아는 정신을 놓지 않은 채, 그 모든 걸 또렷하게 견뎌낸 거였다. ‘그렇게 의지하고 사랑으로 가득 차 있던 눈빛 뒤에 숨은 절망과 무력감은 대체 어떤 것이었을까. 청아는 어떻게 그걸 버텼을까.’ 우울증이 가장 깊었던 시절, 약과 최면이 겹겹으로 짓눌렀던 그 시간 속에서, 배청아는 어떻게 마지막 남은 맑음을 붙잡고 냉정한 구경꾼처럼 그들의 죄를 기록할 수 있었던 걸까. 뒤늦은 통증이 쓰나미처럼 밀려와 서기백을 단숨에 집어삼켰다. 늦어도 너무 늦은 후회였다. 날카롭고 잔혹해서, 영혼까지 찢어버릴 것 같은 자책이었다. 서기백의 머릿속에 배청아가 차 앞으로 몸을 던지던 그 눈빛이 떠올랐다. 매번 순순히 약을 삼키면서도, 손끝이 아주 미세하게 떨리던 순간, 마지막으로 자기를 사랑하는지 물었을 때, 서기백의 심장이 그토록 뛰어버리던 그 감각까지 모든 게 생각났다. 서기백은 배청아를 망가뜨렸다. 서기백이 유일하게 진심으로 사랑했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서기백 자신도 어쩌면 마음이 흔들렸던 그 사람을 완전히 망가뜨렸다. “아!” 서기백은 두 손으로 머리칼을 움켜쥐었고 손톱이 두피에 박힐 만큼 힘이 들어갔다. 그때였다. “쾅!” 작업실 문이 거칠게 박살 나듯 열렸다. 도하윤은 미친 사람처럼 뛰어들어왔다.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었고, 눈 화장은 눈물에 번져 있었으며 얼굴은 거의 광기에 잠겨 있었다. 인터넷에 쏟아지는 욕설과 저주는 이미 도하윤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기백 오빠! 배청아가 3년 전에 서울 병원에서 진료받았던 기록, 그거 찾아. 빨리!” 도하윤의 눈에는 막다른 길에서 튀어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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