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복도를 지나던 고아원 직원이 멍하니 서 있는 배청아를 보고는 조금 놀란 듯 말을 걸었다.
“드디어 나올 생각이 들었어요? 누가 구해 줬는지 계속 궁금해했잖아요. 청아 씨를 구해 준 사람은 송 선생님이었어요.”
고아원 직원은 폭풍우가 치던 바닷가에서 송한성이 배청아를 구해 왔다고 알려 줬다. 그때 배청아는 온몸이 상처투성이였고, 고열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아 사흘 내내 생사가 오갔다고 했다.
송한성은 잠도 제대로 자지 않고 배청아를 돌봤고, 열이 완전히 가라앉는 걸 확인하고서야 자리를 떴다고 했다.
배청아는 복도에 걸린 그림 앞에 서서, 손끝으로 송한성이라는 서명을 조심스럽게 쓸어내렸다.
꿈속에서 반복해서 나타나던, 흐릿한 구조자의 뒷모습이 바로 송한성이었다.
배청아가 가장 우러러보던 화가이자, 배청아가 그림을 시작하게 만든 길잡이였다.
그 사실을 깨닫자 배청아는 도대체 어떤 말로 고마움을 전해야 할지 몰랐다. 오랫동안 사람과 대화를 끊고 지낸 탓에 표현하는 방법 자체가 서툴어졌고, 그동안 겪었던 일 앞에서 말은 너무 쉽게 바라는 것만 같았다.
그날 오후, 배청아는 아이들에게서 화구를 빌려 방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아이들은 문밖에서 호기심 어린 눈으로 기웃거렸지만, 모두 알아서 조용히 물러났다.
배청아는 치료실에 갇혀 있던 자기 자신을 그렸다.
그림 속에는 투명한 유리 상자 하나가 있었고, 그 안에 웅크린 사람의 실루엣이 갇혀 있었다. 상자 밖에는 수없이 많은 눈이 들여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유리 상자의 틈 사이로는 연초록 덩굴 한 줄기가 비집고 나와, 오른쪽 위에 걸린 희미한 빛을 향해 조용히 자라나고 있었다.
배청아가 누구에게도 보여 준 적 없는 속마음이었다. 가장 깊은 어둠에 삼켜질 때조차, 빛을 향해 본능처럼 손을 뻗는 그 갈망이었다.
다음 날 새벽, 배청아는 그 그림을 송한성의 화실 문 앞에 살짝 두고 돌아왔다.
그리고 오후가 되어 방으로 돌아오니, 문 앞에 작은 크기의 유화 한 점이 놓여 있었다.
그림은 한밤의 바다였다.
달빛이 파도 사이에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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