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배청아는 도씨 가문 저택 앞에 섰다.
그곳은 한때 배청아를 수년 동안 가둬 두었던 감옥이었다.
석양 아래의 저택은 기이할 만큼 고요했다. 도씨 가문 사건 이후 이곳은 봉인됐고,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자 결국 원래 주인에게 돌아왔다.
배청아가 문을 밀자 쌓인 먼지가 비스듬히 들어오는 햇살 속에서 가볍게 흩날렸다.
배청아는 천천히 계단을 올라갔다.
그리고 익숙한 침실 문을 열었다.
연보라색 커튼, 원목 이젤,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악몽을 품었던 치료 의자가 보였다.
모든 게 떠나던 날 그대로였다.
무슨 홀린 듯, 배청아는 치료 의자에 몸을 눕혔다.
눈을 감는 순간,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최면에 잠겼던 수많은 밤, 머릿속에 강제로 주입되던 거짓말, 조금씩 뽑혀 나가던 ‘나’라는 감각...
배청아는 결국 기묘하고 뒤틀린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꿈에서 배청아는 투명한 인형이 되어 있었다.
수많은 실이 몸을 조종했고, 실 끝에는 서기백이 있었다.
서기백은 다정한 미소로 실을 살짝 당겼다.
그러면 배청아는 춤을 춰야 했고, 그림을 그려야 했고, 심지어 웃어야 했다.
“청아야, 이렇게 하면 얼마나 좋아.”
꿈속의 서기백이 부드럽게 말했다.
“청아는 그냥 말만 잘 들으면 돼...”
그때, 실이 하나씩 끊어졌다.
배청아는 꿈속에서 자기 손이 올라가는 걸 보았다.
그리고 서기백의 목을 있는 힘껏 움켜쥐었다.
“영원히 잠들어 버릴지언정 다시는 네 꼭두각시로 살지 않을 거야!”
그 순간, 배청아가 벌떡 눈을 떴다.
심장이 터질 듯 뛰었고, 숨이 가빠졌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촘촘히 맺혀 있었다.
그때 주머니 속 휴대폰이 진동했다.
송한성이었다.
“청아야, 서기백이 교도소에서 면회를 신청했어. 너한테 꼭 전달해야 할 게 있대.”
배청아는 잠깐 침묵했다가 말했다.
“알겠어요.”
면회실은 생각보다 더 차갑고 삭막했다.
서기백이 수감복을 입고 들어왔다. 사람은 말 그대로 반쯤 말라 있었다. 볼살이 쑥 꺼졌고 눈 밑은 깊게 꺼진 그림자처럼 파여 있었다.
서기백은 배청아를 보자 잠깐 눈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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