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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매주 화요일 오후 세 시, 배청아는 어김없이 심리 상담실에 나타났다. 배청아는 우울증 치료를 이번에는 제대로 해 보겠다고 결심했다. 첫 번째 상담에서 배청아는 끝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저 소파에 웅크린 채, 무의식적으로 옷자락만 비틀었다. 두 번째 상담에서는 최면에 걸렸던 순간의 디테일을 끊기듯 꺼내기 시작했다. 세 번째 상담에서 배청아는 처음으로 치료 중 눈물을 흘렸다. 송한성은 매번 밖에서 기다렸다. 어떤 날은 책을 들고, 어떤 날은 스케치북을 들고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냥 조용히 앉아 있었다. 배청아가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가장 먼저 송한성을 보게 하려고 그랬다. “오늘은... 할머니 얘기까지 했어요.” 어느 날 치료를 마치고, 배청아가 차 안에서 조용히 말했다. “제가 계속 자신을 탓하고 있었어요. 할머니가 남겨 준 마지막 사진 한 장도 지켜내지 못했다고...” 송한성은 억지로 위로하지 않았다. 대신 따뜻한 밀크티 한 잔을 건넸다. “바다 보러 갈래?” 두 사람은 종종 상담이 끝나면 바다로 갔다. 어떤 날은 파도가 사납게 몰아쳤고, 어떤 날은 고요했다. 배청아는 바다를 앞에 두고 그림을 그릴 때면 마음이 유독 차분해진다는 걸 깨달았다. 배청아의 화풍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답답하게 눌린 어두운 색감 대신, 밝은색이 조금씩 스며들었다. 새벽이 찢어지듯 열리며 번지는 노을, 비가 그친 뒤 하늘에 걸린 무지개, 밤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별 하나. “이건 〈새로운 삶〉 시리즈예요.” 배청아가 화실에서 새 작품을 송한성에게 보여 줬다. “첫 번째는 〈탈출〉. 두 번째는 〈날개〉. 세 번째는... 아직 제목을 못 정했어요.” 그림 속에는 투명한 형체가 깨진 유리 사이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 뒤에는 눈부실 만큼 강한 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송한성이 조용히 말했다. “〈환생〉은 어때?” 배청아의 눈이 반짝였다. “좋아요.” 한 달 뒤, 배청아 사건의 2심이 열렸다. 이번에 배청아는 군더더기 없는 흰 정장을 입고 법정에 섰다. 표정은 차분했고, 눈빛은 흔들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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