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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폐허가 된 병원에서 백하임을 발견한 고선호는 온몸의 피가 멎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여자는 온몸에 진흙과 피가 뒤섞인 채, 벽에 기대 잠들어 있었고 지쳐 쓰러진 사람처럼 숨소리조차 가늘었다. 심지어 방 안은 썩은 냄새와 화약 냄새가 뒤섞여 숨쉬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고선호는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떨어지는 눈물 한 방울이 그녀의 의수 위에 닿았다. 사실 상상할 수도 없었다. 예전에는 주삿바늘 하나도 무서워 자기 품에 안겨 투정을 부리던 백하임이 어떻게 혼자서 오른팔을 잃는 고통을 견뎌냈을지. 고선호는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얼굴 가까이 가져다 대고는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그러자 갑자기 백하임은 텅 빈 듯 공허한 눈으로 눈을 뜨더니 소스라치게 놀라며 일어섰다. “누구세요?” 그 말에 고선호는 더 이상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눈물로 얼굴을 적셨다. 솔직히 백하임에게 ‘널 찾으러 왔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막상 입을 열려니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만약 하임이가 날 용서하지 않는다면 어쩌지? 나랑 함께 돌아가길 거부하면 어떡해?’ 두려움이 가슴을 옭아맸다. 결국 아직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도통 알 수가 없어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두 눈을 가려버렸다. 하지만 백하임은 그 손을 냉정하게 쳐내고 비웃듯 말했다. “왜 그러세요? 저한테 얼굴을 보이면 안 되는 사람인가 봐요? 아쉽게도 그런 걱정은 하실 필요 없어요. 저는 원래 한쪽 눈이 멀었어요. 그런데 며칠 전엔 또 파편이 튀어서... 다른 쪽 눈도 아주 잠시지만 잘 안 보여요.” 가볍게 내뱉은 말에 고선호는 숨이 턱 막혔다. ‘하임이는 얼마나 아팠을까? 오른팔, 왼쪽 눈... 모두 나 때문이야.’ 그리고 지금, 전쟁터 한복판에서 다시 시력을 잃다니. 여기서 그녀가 얼마나 위험할지를 조금만 생각해도 등골이 서늘해졌다. 아마 오늘 고선호가 오지 않았더라면 다시는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누구세요? 절 찾으러 오신 건가요? 어디 아파요?” 고선호는 목소리를 낮추고 거의 울먹이는 듯한 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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