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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고선호는 자신이 죽는 줄 알았다. 마지막 순간이 백하임을 지키기 위한 방패로 끝난다면 그건 나쁘지 않은 죽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흐릿한 의식 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그의 얼굴에 떨어졌다. ‘하임이가 울고 있는 건가?’ 고선호는 남은 힘을 모두 짜내어 눈을 떴다. 몸의 통증은 느낄 틈도 없었다. 시야에는 오직 백하임 눈가에 맺힌 투명한 한 방울뿐. “울지 마.” 그녀가 울면 심장이 먼저 멈출 것 같았다. 하지만 짧은 한마디를 끝으로 고선호는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 백하임의 손은 끊임없이 떨렸다. 동료가 수술 진행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었지만 그녀는 단 한 마디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전쟁터에서 수없이 죽음을 보았던 그녀조차 고선호 앞에서는 어떠한 침착함도 유지할 수 없었다. ‘제발 깨어나기만 하면 돼. 그럼 난 반드시 선호를 떠나보낼 거야. 여기서 죽게 둘 수 없어.’ “수술은 비교적 잘 됐어요. 오늘 밤만 버티면 고비는 넘길 겁니다. 백 선생님, 가능하면 계속 말 걸어주세요.” 백하임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했다. 곧, 고선호 옆에 앉자 말하고 싶은 것들이 한꺼번에 북받쳐 올라왔지만 막상 생사의 경계 앞에서는 말이 사라졌다. 그래서 그녀는 거짓으로 그를 깨우기 시작했다. “당신의 사랑하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어요. 지금도 당신을요.” 목이 싹 마를 때까지 반복했지만 침대 위에 누워 있는 그는 조금도 깨어날 기미가 없었다. 밤이 완전히 깊어졌을 때, 백하임의 목은 부어오른 것처럼 아팠고 눈 또한 울다 지쳐 뜨겁게 화끈거렸다. “그때 물었잖아요. 사랑하는 여자가 같이 돌아가 줄 확률이 있냐고. 제 생각엔 당신이 깨어나기면 하면 될 것 같아요.” 백하임은 떨리는 손으로 그의 손을 감쌌다. 그 순간, 손바닥이 아주 살짝 간질거리더니 고선호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백하임은 깜짝 놀라 그의 손을 꽉 붙잡았다. “백 선생님. 그럼 용서받으려면 어떻게 달래야 하죠?” 목소리에 너무 힘이 없어 백하임은 고선호의 입가에 귀를 대야만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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