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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얼마나 오래 서 있었는지 모를 만큼 다리가 저려올 때쯤, 백하임은 자신이 수술실 앞에 너무 오랫동안 멈춰 서 있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그리고 조금 전, 송지한이 그녀 앞으로 다가오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조용히 말했다.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 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어 그저 계속해서 묻기만 했다. “선호는 어떻게 됐어요? 어떻게 됐냐고요!” 하지만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그녀를 우주 끝 어둠 속에 내던져 버린 듯 백하임의 목소리는 누구에게도 닿지 않았다. 이내 발걸음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더니 비서가 울먹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백하임 씨. 이건 고 대표님의 마지막 부탁이에요.” 백하임이 미처 말을 꺼내기도 전, 눈앞이 깜깜해지고 목구멍이 쓰라리는 느낌에 그대로 쓰러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을 찌르는 새하얀 빛이 들어왔다. 눈부심에 인상을 찌푸리며 깜빡이던 그녀는 곧 깨달았다. ‘왼쪽 눈이 다시 보이네? 말도 안 돼.’ 누군가가 자신에게 각막을 기증한 것 같았다. 백하임은 생각하는 것조차 두려워 비틀거리며 침대에서 내려섰다. 그리고 옆에 하얀 천으로 덮여 있는 사람의 형체를 보았다. 차가운 바닥에 닿은 발의 감각도 잊은 채 맨발로 다가간 그녀는 손을 벌벌 떨며 쭉 뻗었다. 그러나 천에 닿기 직전, 감전된 듯 손을 거두었다. “선호야, 장난치지 마. 나 이런 장난은 싫어.” 하지만 곧, 용기를 짜낸 백하임은 천을 살짝 들춰 올렸다. 그리고 천 안에 있는 사람을 본 순간 그녀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고 시간이 멈춘 것처럼 이성은 뚝 끊어져 버렸다. ‘왜... 우리 한국까지 돌아왔잖아.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백하임은 마른 헛구역질을 쏟아내다가 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정신없이 토했다. 눈물과 침이 뒤섞여 처절하게 흐르는 것도 모른 채. 얼마 후, 간신히 몸을 일으킨 그녀는 손가락을 떨며 반지를 빼내 고선호의 손에 억지로 쥐어 줬다. “선호야, 일어나. 아까 그 프러포즈는 무효야. 나 아직 대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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