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민건 오빠...”
임지효는 금세 연약한 얼굴을 한 채 강민건에게로 걸어갔다. 방금 전의 그 드센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박아윤은 속으로 강민건이 무슨 캐릭터라도 잡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꼭 드라마 속 전형적인 남자 주인공처럼 위기에 처할 때마다 등장하곤 했다. 문제를 해결하긴 했지만 솔직히 조금 뻔하고 식상했다.
하지만 그녀는 남자에게 기대지 않고도 스스로 충분히 상황을 정리할 능력을 갖고 있었다.
“여긴 어쩐 일로 왔어요?”
임지효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저한테 왜 말 안 했어요.”
강민건이 얼음장같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내가 일정을 일일이 너한테 보고해야 해?”
임지효는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사전에 알았다면 같이 올 수 있었잖아요.”
“같이?”
강민건은 차갑게 웃음을 터뜨렸다.
“같이 왔으면 이런 진귀한 구경거리를 놓쳤겠지.”
임지효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저도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어요. 전 그냥 언니가 내일 개업식을 한다고 해서 축하하러 왔을 뿐이라고요.”
“축하? 예전 나한테 말했었잖아. 박씨 가문에서 산 20년 동안 갖은 구박을 받았다고. 그런데 그런 집 딸한테 축하를 해줘? 그렇게 사이가 좋아 보이지 않았는데.”
정곡이 찔려버린 임지효는 어색하게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그의 시선을 피했다.
“민건 오빠... 전엔 제가 제대로 말하지 못했어요. 아무리 저한테 잘해주지 못했어도 길러 준 은혜가 있잖아요. 그건 꼭 갚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수많은 시선 속에서 거짓말을 늘어놓는 건 그야말로 고역이었다.
“그래서 은혜를 원수로 갚는 거야?”
“아니에요. 오해예요. 오빠. 제 설명 좀 들어줘요.”
임지효는 급히 강민건의 팔을 붙잡고 애원했다.
하지만 그는 여자의 손길조차 혐오하듯 거칠게 뿌리쳤다.
“여기 CCTV 있을 테니까 당장 확인하면 되겠네.”
“아윤 씨, 지금 확인할 수 있죠?”
강민건은 단번에 절대적인 주도권을 휘어잡았다.
박아윤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