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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그 명령에 따르지.” 그렇게 유선영이 막 자리를 비운 그때 박아윤의 휴대폰이 진동했고 화면을 보니 강민건의 이름이 떠 있었다. [몸은 자본이에요. 푹 쉬어요.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말하고요.] 박아윤은 이해가 가지 않는 듯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며칠 사이 몇 번 연락을 주고받긴 했지만 자신이 아픈 건 말한 적이 없는데 그가 어떻게 알았을까? “우리 딸, 왜 그래? 누구한테 문자가 왔어?” 박창진이 딸의 표정을 눈치채고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 “음...” 잠시 망설이던 박아윤은 결국 사실대로 말했다. “강민건 씨요. 푹 쉬라네요.” 박창진의 얼굴이 단번에 굳어졌다. “또 그 자식이야? 집까지 들이닥치더니 이제는 문자로 붙잡는 거야?” “또?” 박아윤이 곧장 말을 낚아챘다. “아빠, ‘또’라니요. 설마... 아까 집에 온 사람이...” “그게... 음...”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박창진은 곧장 얼버무리며 헛기침을 했다. “아까 왔던 게 혹시 그 사람이었어요?” 박아윤의 시선은 자연스레 식탁 위로 향했고 정갈하게 포장된 보양식 상자들이 눈에 띄었다. “이거... 다 그 사람이 가져온 거죠?” “아니야! 그건 저기... 조이의 부모님이... 맞아. 그분들이 보내주신 거야.” 딸의 얼굴을 본 박창진은 점점 목소리가 작아졌고 말을 더듬는 박창진을 본 박아윤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빠... 거짓말 진짜 못 하시네요.” “휴... 알았다 알았어. 네가 다 눈치챘으니 숨길 것도 없겠지.”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목소리를 낮췄다. “맞아. 그놈이 보낸 거야. 그런데 네 엄마가 문 앞에서 아주 호되게 혼내줬어. 그야말로 통쾌했지.” 그 장면을 떠올리자 박창진은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엄마가요? 그럼 민건 씨는 아무 말도 안 했어요?” “무슨 낯짝으로 하겠냐! 네 엄마 말 한마디 한마디 다 옳았거든. 감히 토를 달겠어?” 그러자 박아윤은 쓴웃음을 지었다. “아빠,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사실 그녀는 슬쩍 핑계를 대며 박창진의 수다를 피했던 것이었다. 방으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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