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화
아직 정이 남아 있다면 기회는 있는 법이다.
김하정은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몰려드는 것을 보며 앞으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마음 깊은 곳에서 불안이 고개를 들었다.
“우리 임씨 가문은 당신네 재벌 집 딸을 20년 넘게 키워왔습니다. 저희도 나름 고생하며 아윤이의 의식주만큼은 불편하지 않게 챙겼습니다. 그에 비하면 임지효는 고생을 많이 했죠.”
김하정은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건 따지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당신들을 대신해 아이를 오랫동안 키워줬는데 재계 1위 가문이 아무런 보답도 하지 않을 리 없겠죠? 보통 사람이라도 은혜를 갚으려 할 텐데 하물며 당신들은 재벌 아닙니까? 지난 세월의 수고비는 당연히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아윤은 차갑게 김하정을 바라봤다.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변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을 이익으로 환산하고 모든 것을 거래로 치환하려는 탐욕이었다.
‘임지효는 하늘에서 뚝 떨어져 혼자 자란 줄 아는 건가? 박씨 가문이 임지효를 돌보지 않았다는 뜻인가?’
김하정의 탐욕은 언젠가 자신을 집어 삼킬 것이다. 그것은 곧 업보이자 자신이 뿌린 악의 열매였다.
‘수고비라니.’
박정우는 입꼬리를 비틀며 이를 악물었다. 사실 처음에는 박씨 가문에서도 임씨 가문에 보답할 생각이 있었다. 그것도 적지 않은 돈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건 박아윤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지 못했던 시절의 생각이었다.
원래는 임씨 가문도 넉넉하게 살면서 박아윤을 아끼고 사랑했으리라 믿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박아윤은 행복하지 않았고 의식주는 해결되었을지 몰라도 마음은 끊임없는 압박과 고통에 짓눌려 있었다.
“이렇게 뻔뻔한 사람은 처음 봐! 사람 불러!”
오늘은 특별한 날이었다. 박정우는 박아윤이 돌아온 첫 생일을 절대로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당장 이 재앙 덩어리들을 내쫓는 게 먼저였다.
경호원들이 순식간에 몰려와 임씨 가문 사람들을 포위했다.
그들의 움직임에 김하정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당신들, 지금 뭐 하는 거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