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화
깊은 눈동자를 마주하는 순간 뭐라도 하나 캐내고 싶었지만 강도윤은 눈을 감아버렸다.
최지은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시선을 거두었다.
잠시 후, 의자에 앉아 있던 남자가 나지막이 말했다.
“지은아... 계산 좀.”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낮고 매혹적인 목소리에 수많은 감정이 얽혀 있는 듯했다.
최지은은 괜스레 심장이 두근거렸다.
술에 취한 남자의 음성이 이렇게 듣기 좋을 줄이야.
“네.”
그녀는 서둘러 대답하며 호출 벨을 눌렀다.
곧이어 다가오는 종업원을 보고 앱 카드를 열어 휴대폰을 건네주려고 했다.
한 끼 식사 정도야 충분히 사줄 수 있다.
게다가 요즘 도움을 워낙 많이 받아서 그녀가 대접하는 게 당연했다.
종업원이 휴대폰을 가져가려는 찰나 늘씬한 손가락이 나타나 제지했다.
최지은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손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왜요?”
강도윤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집안이 곧 망할 판인데 아껴 써야지.”
이는 마치 날카로운 비수처럼 그녀의 급소를 정통으로 찔렀다.
스테이크에 비싼 와인 한 병쯤은 많아야 몇십만 원이라 그리 큰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한마디에 갑자기 돈 쓰는 게 아깝게 느껴졌고 계산하려던 마음이 싹 사라졌다.
결국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양보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럼 강 대표님이 계산하는 걸로?”
강도윤은 꼬리를 내리는 여자의 모습을 보며 피식 웃더니 휴대폰을 꺼내 그녀의 손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래.”
최지은은 손에 쥐어진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옆에서 기다리는 종업원을 발견하고 어쩔 수 없이 화면을 켰다. 이내 잠금 해제하라는 문구가 떴다.
“비밀번호가...”
“775260.”
최지은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데 집중했다.
가늘고 하얀 손가락이 화면 위를 망설임 없이 누비는 모습을 바라보는 강도윤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아이콘이 많지 않아서 최지은은 곧바로 은행 앱을 찾았다. 결제하려는 순간 다시 한번 비밀번호 입력 창이 떴다.
이내 고개를 들어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강도윤은 아무 말 없이 그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고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