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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뭐, 눈만 감아 준다면 못 할 것도 없죠.”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말을 마친 순간 강도윤의 눈빛이 한결 누그러진 느낌이 들었다. 비즈니스석에 들어서서 최지은은 자리를 찾아 앉았다. 항공권을 예매할 때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2인석 창가 좌석을 골랐다. 뒤따라온 강도윤이 그녀가 앉자마자 바로 옆자리에 착석했다. 최지은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멋쩍게 말했다. “옆자리가 강 대표님이었어요?” “그러게.” 최지은은 말문이 막혔다. 강도윤은 몸이 불편한 듯 자세를 고쳐 잡더니 금세 편한 자리를 찾아 창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말없이 눈을 감고 잠들었다. 비록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존재감만큼은 확실했다. 최지은은 자기도 모르게 남자의 잠든 얼굴을 힐끔거렸다. 이마 위로 흘러내린 검은 머리카락은 평소의 날카로운 인상과 달리 조금은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미간엔 희미하게 주름이 잡혀 있었는데 어딘가 불편한 듯했다. 운성을 떠난 지도 어언 10년, 강도윤과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하게 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최지은도 점점 졸리기 시작했다. 전날 밤을 꼬박 새운 탓에 긴장이 풀리자 피로가 몰려온 것이다. 막 눈이 감기려던 찰나, 누군가 그녀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는 느낌이 들었다. 최지은은 눈을 뜨고 뒤쪽을 돌아봤다. 그곳엔 열아홉쯤 되어 보이는 여자가 초조하면서 긴장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들고 서 있었다. 화면을 들여다보니 문구 한 줄이 눈에 띄었다. [혹시 이 분 여자친구세요?] 최지은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귀엽고 상큼한 소녀의 얼굴이 눈에 띌 정도로 환해졌다. 여자는 기쁨을 억누르지 못한 채 서둘러 말했다. “그럼 혹시 연락처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어...” 최지은은 잠시 망설였다. 고개를 숙이는 순간 강도윤의 그윽한 눈동자와 정면으로 마주쳤다. 이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 이 친구가 강 대표님 연락처를 좀 알고 싶다네요?” 강도윤은 고개를 돌려 우두커니 서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살기 어린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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