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4화
“오늘 같은 날에 그런 질문을 해? 너 지금 일부러 사람 엿먹으라는 거잖아!”
주나연이 버럭하며 소리쳤다.
그러나 최지은은 전혀 물러서지 않았고 오히려 차분히 받아쳤다.
“그게 엿먹으라는 거면 그런 짓을 실제로 한 사람들은 얼마나 더 역겹다는 얘기야?”
“너...”
이를 꽉 깨문 주나연의 입에서 막말이 튀어나오려는 찰나, 주미현이 재빨리 손을 들었다.
“됐어. 나연아, 조용히 해. 게임이잖아. 괜히 흥분하지 마.”
그녀는 동생이 화나서 실수로 입을 잘못 놀릴까 봐 곧바로 제지했다. 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나연에게 눈짓한 뒤 잔을 들어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주미현의 속에서 분노가 들끓었지만 그녀는 완벽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자 최지은은 천연덕스럽게 박수를 쳤다.
“와, 미현 언니가 역시 술을 잘 마시네요.”
그 말에 주미현의 얼굴이 단단히 굳었다.
그녀는 잔을 ‘탁’ 소리가 나게 내려놓고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이태오를 바라봤다.
“태오야, 그럼 나도 질문 하나 해볼게. 너는 나를 더 사랑해, 아니면 전 여자 친구를 더 사랑해?”
와이너리는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그런데 이태오는 단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오늘 날씨가 별로네.”
순간 주변에서 ‘와’ 하는 소리가 터졌고 주미현의 얼굴이 다시 굳어졌다. 그녀는 그가 술 한 잔 마시며 웃어넘길 줄 알았는데 아예 질문 자체를 피해버렸다.
‘그래, 이게 네 대답이구나.’
주미현의 속에서 무언가가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다행히 이태오는 바로 몸을 돌려 다음 질문 상대를 바라봤고 주변 사람들도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웃어 보였다.
하지만 최지은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잔을 내려놓고 미소를 지었다.
“미현 언니, 기분 어때요? 꽤 불쾌하죠?”
주미현은 얄밉게 웃으며 맞받았다.
“그래도 네 언니만큼은 아니야. 네 언니는 더 힘들었을걸?”
표정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대화를 이어가는 그녀의 연기력은 완벽했다.
하지만 최지은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우리 언니가 왜 힘들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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