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화
강도윤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술잔을 내려놓고 권승준을 흘겨보며 물었다.
“둘이 언제 그렇게 친해졌어?”
그의 눈빛에 압도된 권승준은 잠시 멍해 있다가 억지로 웃으며 얼버무렸다.
최지은은 아직 방금 게임에서 한 판 만회한 게 기뻐 혼자 속으로 뿌듯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는 강도윤이 그녀에게 온갖 질문들을 퍼붓기 시작했고 그의 질문들은 점점 더 교묘해지고 날카로워졌다.
최지은은 머릿속으로 ‘대충 얼버무려야지’ 하며 답변을 준비했지만 막상 입을 열면 이상하게도 그가 던진 질문의 맥락에 꼭 맞게 대답하고 있었다.
그럴수록 그녀의 잔은 점점 비워지고 머릿속은 점점 흐려졌다.
반면 강도윤은 정신이 점점 맑아졌다. 그는 최지은의 질문에는 엉뚱하게, 그러나 아주 자연스레 맞받아쳤다.
최지은은 원래 술이 약했다. 누군가가 다른 게임을 하자고 제안하자 그녀는 휴지를 한 장 잡고 흔들었다.
“기권! 나 기권할래요. 진짜 더는 못 마시겠어요.”
그녀는 이미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머리가 빙빙 돌기 시작했다. 여기서 더 마시다가는 쓰러질 게 뻔했다.
최지은은 이런 자리에서 추태를 부려 언니의 얼굴에 먹칠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이때 누군가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기권하려면 술 세 잔은 마셔야죠!”
순식간에 주변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그러자 주미현은 슬쩍 술병을 들어 올려 최지은 앞에 술 세 잔을 가득 따라놓았다.
“지은아, 분위기를 깨면 안 되잖아. 세 잔도 겨우 한 병 정도니까 다 마셔.”
하지만 최지은은 이미 한계였다. 오늘은 평소보다 몇 배는 잘 버틴 편이었다.
그런데 주미현은 그녀의 흐리멍덩한 눈빛을 보면서도 일부러 분위기를 타 그녀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최지은은 고개를 저으며 손사래를 쳤다.
“정말 못 마시겠어요.”
주미현은 웃으며 말했다.
“원래 기권주는 꼭 마셔야 해. 그게 룰이거든. 마시고 나서 너무 힘들면 내가 사람 시켜서 다른 방으로 데려갈게. 이건 우리 모임의 규칙이야. 여기 들어오려면 규칙부터 알아야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잔을 들어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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