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화
유태진은 널찍한 검은 코트를 입고 밖에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잘생긴 두 눈은 쌀쌀한 눈빛을 지은 채 담담하게 박은영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조금도 이혼하려는 정상적인 감정이 담겨 있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정하늘과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가 있었다.
정하늘은 옆에 있는 남자를 툭툭 치며 말했다.
“형, 나머지는 형에게 맡길게. 태진이랑 이혼 조건을 잘 협상해 줘.”
유태진이 이혼한다는 소식을 들은 정하늘은 즉시 국내 최고의 변호사 중 한 명인 친사촌 형에게 연락했다.
박은영이 유태진을 그렇게 오랫동안 붙잡아 왔으니, 이제 이혼하려 한다면 분명 엄청난 돈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아예 변호사를 모셔와 박은영의 삐뚤어진 심보를 억제하려는 것이었다.
과거에 침대에 오른 수법도 비열했으니 이혼할 때도 너무 과하게 요구하려는 것을 막으려는 생각이었다.
한성은 박은영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박은영 씨 안녕하세요. 저는 유태진 씨의 변호사 한성입니다.”
박은영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옆에 있던 변호사 은강현은 한성을 보자마자 놀라며 일어섰다.
“한 변호사님, 오랜만이에요.”
한성도 그와 인사를 나눴다.
모두 경운시 변호사 업계 사람들이라 당연히 서로 잘 알고 있었다.
박은영이 은강현을 쳐다보자 은강현은 그녀에게 설명했다.
“한 변호사님은 제 선배님이십니다. 지금은 독립하여 로펌을 운영하고 계시고 실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시죠. 한 변호사님은 주로 금융 대형 사건을 처리하시는데 오늘은 아마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박은영은 순간 은강현의 뜻을 이해했다.
쉽지 않다는 것은 실제로 협상이 잘 안 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그녀는 단지 반지만을 원했을 뿐이지만 한성이 있는 상황에서 은강현이 그녀를 위해 싸운다 해도 승산이 크지 않을 거란 걸 알아차렸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건 그녀는 이혼 합의서에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유태진은 왜 이혼 신청을 하는 바로 이날 변호사를 불러온 거지? 태진 씨는 내가 작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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