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3화
박은영은 어이가 없어 그냥 돌아서려 했다.
유태진은 박은영의 생각을 읽은 듯했지만 차갑고 냉담한 태도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팔에 걸쳐 있던 코트를 벗어 박은영의 어깨에 걸쳐 주었다.
“입어. 조금 있으면 더 추워질 거야.”
유태진이 이런 배려를 할 줄 몰랐던 박은영은 거절할 틈도 없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유태진의 체온이 남아 있는 코트가 이미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있었다.
옷에서는 유태진이 평소 사용하는 향기 외에도 여성용 향수 냄새가 희미하게 느껴졌다.
전에 다른 여자가 이 옷을 입었거나 만졌던 모양이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박은영은 얼굴이 더욱 차가워진 채 망설임 없이 코트를 잡아 유태진의 팔에 던졌다.
“고맙지만 필요 없어요.”
심플하게 행동한 박은영은 유태진에 대해 거리를 두며 거부감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
유태진은 화내거나 속상해하지 않았다. 박은영의 반응을 이미 예상한 듯 태연하게 코트를 다시 팔에 걸치고는 전혀 개의치 않은 무심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군 입찰 설명회, 비전 기업도 입찰할 거지?”
박은영은 잠시 멈칫했다.
이 일을 유태진도 알고 있다니...
유태진은 박은영이 아무 말이 없자 다시 말했다.
“비전 기업도 이번 입찰 설명회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잘 알 거야. 확실한 승산이 없이 참가한다면 손실만 남겠지.”
“유 대표님,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요?”
박은영은 차분하게 유태진의 말을 끊었다.
유태진은 그녀의 차가운 얼굴을 응시하더니 미소를 지었다.
“공동 입찰. 비전 기업에서 상양 컴퍼니와 공동 입찰을 고려해 보는 건 어때? 비전 기업은 혁신 기술 개발에서 뚜렷한 강점이 있고 상양 컴퍼니는 기술 안정성 측면에서 티젠 컴퍼니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서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이 아닐까?”
박은영은 순간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
유태진이 갑자기 그녀에게 말을 걸고 심지어 옷까지 걸쳐 주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역시 꿍꿍이가 있었던 것이다.
공동 입찰, 정말 듣기에는 훌륭한 표현이었다.
모든 기회를 이용해 상양 컴퍼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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