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6화
서연주는 유태진에게 오랫동안 받았던 배려에 힘입어 여유로운 태도로 잔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배승연은 아예 받아주지 않았다.
“유 대표님이 아니었으면 오늘 이 장소에는 서연주 씨 같은 이런 듣보잡은 못 봤을 거예요.”
말끝을 자르자 배승연은 곧장 돌아서 박은영에게 과일 주스를 건넸다. 정식 사모님과 내연녀에 대한 태도가 대놓고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배승연은 서연주를 무시했지만 유태진의 체면을 고려해 자리를 권했다.
“유 대표님, 앉으시죠.”
주변 사람들은 이미 온갖 소문을 알고 있었기에 시선이 이쪽으로 모였다. 서연주는 박은영이 자신의 말을 들었는지 확신할 수 없었고 유태진이 앉자 곧장 그의 옆자리를 차지했다. 마치 박은영보다 더 유태진의 아내 같은 모습이었다.
배승연은 그 광경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박은영은 이미 익숙한 듯 무심히 흘려보냈다.
그때 배서훈이 다가와 상황을 보고도 주저하지 않고 박은영 옆에 앉았다. 그의 시선에는 분명한 의도가 담겨 있었고 입가에는 여유로운 미소가 번졌다.
“오늘 올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맞췄네요.”
박은영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배 대표님.”
“오늘은 잠깐 들른 겁니다. HT 대회 갔다고 들었는데 결과는 어땠어요?”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 배서훈은 고개를 기울여 박은영의 귓가에 속삭였고 은밀한 대화처럼 들렸다.
박은영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괜찮았어요. 무난하게 치렀습니다.”
배서훈은 고개를 숙여 가볍게 웃었고 그 미소가 박은영의 눈길을 잠시 붙잡았다. 고개를 살짝 기울여 의문을 담은 시선을 건네자 맞은편에 앉은 유태진의 눈과 마주치자 그는 곧장 시선을 거두었다.
이 미묘한 기류를 배승연도 놓치지 않았다. 곧바로 잔을 채워 서연주 앞에 내밀었다.
“오신 손님이니 대접은 하죠. 서연주 씨, 받으세요.”
배승연의 뜻을 눈치챈 서연주는 잔을 들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연주의 모습은 깔끔했고 흠잡을 데 없는 태도였다. 배승연조차 속으로 감탄할 만큼 노련해 보였다.
배승연은 다시 술을 따라주며 턱을 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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