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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박은영이 막 호텔 현관을 나서자마자 귀에 낯선 한마디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서연주의 입에서 튀어나온 건 다름 아닌 청혼이었다. 생일 파티 때 한 차례 거절당했던 일이 떠올랐다. 서연주는 이번에 아예 망설임도 없이 더 노골적으로 던진 말이었다. 마침 로비 앞은 사람이 드물어 피할 길도 없었다. 결국 스쳐 지나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박은영은 이런 장면을 마주하는 게 몹시 불편했다. 시선을 옮기자 유태진이 눈을 들어 서연주를 바라봤다. 서연주도 박은영이 나타난 걸 알았지만 굳이 고개를 돌려 차가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박은영 씨, 잠시 자리를 피해 주시겠어요?” 서연주의 말은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경고와 도발 그리고 조롱을 섞은 신호처럼 들렸다. 내연녀가 남편에게 청혼하겠으니 정실 아내가 비켜 달라는 태도는 실로 신기하고 어이가 없었다. 유태진은 잠시 눈을 가늘게 뜨며 서연주를 스쳤다. 박은영은 그제야 시선을 돌려 서연주를 바라보았다. 예전과 달라진 태도와 날 선 기운이 분명했다. 박은영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서연주 씨가 그런 염치 없는 말을 할 줄 아는데 제가 굳이 물러나야 할 이유는 없겠죠.” 서연주는 얼굴빛이 더 굳어졌지만 박은영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모르는 사람을 스쳐 지나가듯 뒤돌아 걸음을 옮겼다. 청혼 같은 건 마음에 담지도 않았다. 그건 그들의 문제일 뿐, 박은영은 엿볼 생각조차 없었다. 유태진이 뭐라고 대답했는지는 알 수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박은영이 밖에 나온 건 심가희를 데리러 가기 위해서였다. 함께 방으로 돌아온 뒤 휴대폰을 확인하니 배서훈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 [저 오늘 호텔에 도착했어요. 같이 식사할래요?] 잠시 생각하던 박은영은 답장을 보냈다. [오늘은 어려울 것 같아요. 다음에 보시죠.] 심가희는 그걸 보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 “배 대표님, 아직도 너한테 미련 남은 거 아냐?” 심가희는 흥미롭다는 듯 말을 이었다. “배 대표님 정도 실력이면 어차피 국가대표 팀에 들어갈 게 뻔하잖아. 근데 지금 그렇게 바쁜 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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