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8화
심해준은 끝내 자리에서 일어나고 말았다. VIP석이 심사위원석과 가까워서 그의 목소리는 고스란히 전해졌다.
“서연주 씨 말이 전혀 근거 없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더구나...”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다시 열며 그는 곧 불쾌해질 말이란 걸 알면서도 서연주 쪽을 보며 단호하게 내뱉었다.
“심사위원 중에는 박은영의 스승이 계십니다. 과연 이 점수가 진짜 공정한지 누가 알겠습니까. 심지어... 저 코드가 정말 박은영이 직접 작성하고 개발한 건지도 불분명하지 않나요.”
누구라도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뒤에 배경이 있다는 낙인을 박은영에게 찍어 버린 셈이었다.
더구나 이 말은 박은영뿐 아니라 심사위원석에 앉은 원로 학자의 명예까지 짓밟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순식간에 경기장은 숨 막히는 기운으로 뒤덮였다.
그제야 유태진은 곁눈으로 심해준을 흘겨보았다.
진승현은 코웃음을 치듯 차갑게 말을 던졌다.
“심해준 씨, 지금 제정신입니까? 박은영 씨를 의심하는 겁니까? 아니면 원로 교수님을 모욕하는 겁니까? 혹은 아예 대회의 공정성 자체를 뒤흔드는 겁니까?”
그 역시 박은영의 기량에 놀라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판을 더럽히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배승연은 눈길을 유태진에게 옮기며 의미심장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유 대표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유태진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다만 담담하게 시선을 들어 말했다.
“그렇다면 일부 기술을 공개해 다시 검증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이 말이 떨어지자 서연주의 입술이 순간 굳어졌고 곧바로 말을 잇지 못했다.
박은영은 드물게 얼굴을 굳히며 시선을 곧장 서연주에게 던졌다. 차갑게 얼어붙은 눈빛 속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아직도 만족 못 한다면 저는 여기서 바로 코드를 수정해도 상관없습니다. 결과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죠.”
사실상 즉석에서 처음부터 다시 코딩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었다.
서연주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걸 진짜 하겠다고? 그 정도 난이도의 시스템을 현장에서 다시 짠다고? 조금만 삐끗해도 전체가 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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