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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바로 박은영과 서연주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이다. 박은영도 잘 알고 있었다. 예전에 ‘침대에 기어오른 뒤 기자를 불러 강제 결혼을 시도한’ 그 일로 유태진과 결혼한 일이 그들로 하여금 그녀를 극도로 혐오하게 만들었고 그녀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속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정하늘이 이마를 치며 말했다. “다른 뜻은 없어요. 그냥 박은영 씨가 3년간 가정주부로 지냈으니 제일 덜 서툴 것 같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박은영은 저도 모르게 유태진을 바라보았다. 유태진은 자신 주변 사람들이 그녀를 경시하는 걸 모를까? 다만 유태진은 단 한 번도 그녀의 감정을 신경 쓰지 않았다. 마치 지금처럼 그는 그저 남의 일처럼 방관했다. 왜냐면 유태진은 단 한 번도 박은영을 아내로 여기지 않았다. 박은영은 소리 없이 입꼬리를 올리며 냉정하게 답했다. “정 대표님이 손발이 불편하시다면 제가 도와드릴 수도 있겠네요.” 웃던 정하늘의 얼굴이 그대로 굳었다. 박은영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비꼬는 말을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과거의 유순한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정하늘의 표정 변화는 무시한 박은영은 고개를 돌린 순간 마주 앉은 유태진과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를 바라보는 냉정하고 무심한 눈동자에 예상치 못하게 희미한 웃음의 흔적이 스쳐 지나갔다. 순간이었지만 박은영은 멍해졌다. 유태진이 방금... 왜 그녀에게 웃어준 거지? 특히 그와 함께했던 이 많은 세월 동안 그녀에게 웃어준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박은영은 유태진의 마음을 읽을 수 없었다. 하수혁이 제일 먼저 어색한 분위기를 깨뜨리며 정하늘을 흘끗 보면서 말했다. “정 대표님, 뭘 드시겠어요? 제가 구워드릴까요?” 정신을 차린 정하늘은 재미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수혁에게 그런 일을 시킬 수는 없었던 박은영이 당당하게 맞섰다. “하 대표님, 농담이죠?” 하지만 그 누구든 하수혁이 박은영을 얼마나 위하는지 알 수 있었다. 심지어 박은영에게 특별히 잘해주는 것처럼 보였다. 서연주가 눈살을 찌푸렸다. 하수혁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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