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박은영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문서를 정리하며 말했다.
“오빠가 반대하더라도 태진 씨는 다른 방법을 찾아낼 거예요.”
그 말에 하수혁은 눈썹을 찌푸렸다.
“서연주가 뭐가 그렇게 좋다고 홀라당 홀려버린 거야?”
박은영은 고개를 저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원래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거잖아요.”
게다가 객관적으로 보아도 서연주는 남자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자질이 있었다.
유태진과 서연주는 안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계산해 보면 고작 석 달 정도였다.
하지만 박은영이 3년 동안 애써온 것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박은영이 너무 억울해 보여서 하수혁은 어린아이처럼 투덜대며 말했다.
“아버지께 한마디 해서 둘 다 블랙리스트에 올리라고 해볼까?”
박은영은 고개를 저으며 냉정하게 말했다.
“태진 씨는 연주 씨를 감싸고 도는 사람이에요. 그런 식으로 나오면 오히려 오빠나 비전 그룹 쪽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비전 그룹은 아직 로열 그룹과 정면으로 맞붙을 만한 역량이 없어요. 사적인 감정으로 회사까지 영향을 받을 필요는 없잖아요.”
서연주같이 머리가 좋은 사람은 찾으려면 많았다. 하지만 직접 하태민을 만나 논문에 대한 조언까지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었다.
만약 유태진이 없었더라면 서연주도 이런 기회를 얻을 리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신경 쓰지 말고 우리 일에 집중하는 걸로 해요. 서연주 씨가 정말로 실력이 있어서 교수님께 인정받는다면 그건 연주 씨 능력인 거죠.”
하수혁은 박은영의 머리를 살짝 헝클이며 말했다.
“네가 힘들까 봐 그러지.”
그녀의 남편이자 인맥과 자원을 다 쥐고 있는 사람이 애인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붓고 있었지만 박은영은 지금껏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박은영은 잠시 멍해졌다가 이내 옅은 미소 지었다.
“이성적으로 접근해야죠. 억지로 붙잡아도 의미 없어요.”
모든 사람이 감정에 휘둘리기만 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일도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이 일을 마음에 담아 두지 않았다.
박은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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