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행사장은 호텔의 바로 맞은편에 있었고 거리도 그닥 멀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박은영의 몸 상태는 훨씬 나아져 있었다. 칼에 베일 듯이 아프던 목도 이젠 괜찮아졌다. 그래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일단 약을 한 번 더 챙겨 먹었다.
교류회가 끝난 뒤에는 리셉션 파티가 예정되어 있었다.
행사는 오후 3시부터 밤 9시까지 쭉 이어질 예정이었다.
점심이 되자 호텔 방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자 박은영은 예상치 못한 인물과 마주쳤다.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주도영이었다.
“안색이 왜 이래?”
주도영은 박은영을 보자마자 미간을 찌푸리며 인상을 구겼다. 아직 화장도 하지 않은 탓에 입술 색까지 창백해 더 아파 보였다.
“어디 아파?”
그는 손을 뻗어 박은영의 이마를 만져보았다.
“약은 먹었어? 병원 가 볼까?”
주도영의 눈빛엔 진심 어린 걱정이 담겨있었다.
박은영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주도영의 눈을 피했다.
“무슨 일이야?”
주도영은 한아 그룹의 예비 사위로서 이런 대형 행사에 참석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박은영의 냉담한 반응에 주도영의 미간이 좁혀졌다. 그는 한참 후에야 손에 들고 있던 선물 상자를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마음에 들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한 번 봐봐. 오늘 행사도 공식적인 자리인데, 적당한 액세서리는 있어야 할 거 아니야. 너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준비했어.”
박은영은 그 상자에 새겨진 명품 로고를 발견했다.
“괜찮아, 필요 없어.”
그녀는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주도영은 그녀의 반응을 무시하고 억지로 손에 상자를 쥐여주었다.
“정말 어릴 때랑 똑같네. 왜 자꾸 그렇게 쓸데없이 센 척이야? 어머님 3주기 얘기하려고 물어본 거야. 뭐 준비할 게 있으면 미리 말해. 내가 다 줄 테니까.”
박은영은 그 말에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주도영이 이걸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엄마는 박은영이 결혼하기 1년 전에 세상을 떴고, 올해로 딱 3주기였다.
그녀의 남편인 유태진조차도 기억하고 있을지 의문인 일이었다.
“그럼 나중에 행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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