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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화

입사 첫날, 박은영은 맡은 업무를 예상보다 빠르게 익혀 나갔다. 로열 그룹 본사, 꼭대기 층. 유태진은 손끝으로 펜을 천천히 굴렸다. 시선은 보고서 위에 머물러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전혀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그러다 무심코 왼손 약지로 시선이 떨어졌다. 며칠 전, 그녀와 함께 낀 결혼반지가 조용히 반짝이고 있었다. 부하 직원의 보고는 계속되었지만 그의 귀에는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머릿속을 떠도는 건 단 하나였다. ‘은영이는 막 사회에 나온 애잖아. 그런 아이가 이 냉정한 업계 분위기에 정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그는 그녀를 단련시키기 위해 홍보팀에 배치했다. 그곳은 사람을 빠르게 성장시키지만 그만큼 상처도 깊게 남는 곳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생각할수록 불안했다. 그녀가 다치지 않을까, 그 생각이 계속 마음을 짓눌렀다. 그때, 한 임원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대표님, 자율주행 쪽 여론이 경쟁사에서 악의적으로 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홍보팀에서 긴급 대응안을 마련했는데요, 세 가지 버전으로 준비돼 있습니다. 검토해 보시겠습니까?” “홍보팀?” 유태진의 고개를 번쩍 들더니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됐어요. 제가 직접 내려가서 보죠.” 임원이 당황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직접요? 대표님께서요?” 그런 일에 대표가 직접 나설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조용히 재킷 앞섶을 여미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로열그룹 본사는 두 개의 쌍둥이 타워로 이루어져 있었다. 홍보팀은 그 반대편 타워의 중간층에 자리하고 있다. 그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나타나자, 층 전체가 순식간에 긴장감으로 얼어붙었다. 홍보팀 팀장 지우영은 거의 달려 나오듯 그를 맞이했다. 뒤이어 수행팀과 비서진이 일렬로 서서 그 뒤를 따랐다. 유태진의 시선이 사무실 안을 훑었다. 그 끝자리, 유리창 너머로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자료를 정리하던 박은영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그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지우영과 함께 안쪽 회의실로 들어갔다. 회의실은 단면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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