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0화
유태진은 방금 자신의 행동에 잠시 어이가 없었다.
그는 허리를 펴며 손끝으로 얼굴을 매만졌다.
얼굴에 남은 어색한 기색을 지우고 다시 냉정한 표정을 되찾은 뒤, 아무 일 없다는 듯 복도를 걸어 나갔다.
그런데 시선 끝에 박은영이 보였다. 그녀의 손가락에는 반지가 없었다.
‘왜 안 끼고 있지? 혹시 반지가 마음에 안 드는 건가? 아니면... 내가 싫은 건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바꾸고 싶은 게 반지인지, 아니면 남편인지...’
하지만 결론은 단 하나였다.
‘둘 다 안 돼.’
그는 입술을 꾹 다물며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순간, 자신의 왼손 약지에 낀 반지가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빈손이 떠오르자, 오히려 그 반지가 더 선명하게 빛나는 듯했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결국 반지를 빼서 주머니에 넣었다.
하나는, 그녀의 생각을 존중해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나중에 그녀의 반응을 살짝 떠보려는 의도도 있었다.
또 하나는, 자신이 이 반지를 계속 끼고 다니면 괜히 눈에 띄기 쉬웠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그는 불필요한 관심을 원치 않았다.
특히 박은영의 존재가 해외 쪽 사람들에게까지 알려지는 일만은 막고 싶었다.
...
이번 한 달, 홍보팀은 그야말로 고난의 달을 맞았다.
유태진이 며칠 간격으로 직접 아래층을 내려왔기 때문이다.
그는 나타날 때마다 업무를 점검하고 문제를 짚었으며 때로는 냉정하게 질책하고 또 어떤 날은 커피와 디저트를 돌리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냉철함과 유연함을 오가는 그의 행보는 도무지 예측할 수 없었다.
그 덕분에 팀 전체는 늘 긴장감 속에 움직였다.
결국 그 한 달 동안 유태진은 부서의 문제점을 철저히 정리해 냈다.
무책임한 직원은 징계받았고 성과가 좋은 직원에게는 파격적인 보너스를 줬다.
그야말로 당근과 채찍의 완벽한 균형이었다.
박은영은 그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처음으로 유태진의 ‘대표’로서의 얼굴을 실감했다.
평소엔 조용하고 절제된 사람이었지만 업무 앞에서는 놀라울 만큼 냉정하고 단호했다.
그녀 역시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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