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1화
어쨌든 이건 그의 집이니까.
방은 총 두 개였고, 게다가 이젠 부부 사이인데 박은영이 새삼스럽게 불편해할 것도 없었다.
“괜찮아요. 침대도 큰데, 문제없어요.”
박은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유태진이 이미 일어나 이불을 들추고 침대로 올라왔다.
그는 조용히 자리에 누워 눈을 감았다.
“불 좀 꺼줘.”
“...아.”
박은영은 짧게 대답했다.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웠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꽤 넓은 간격이 있었다.
박은영은 유태진 같은 남자가 어떤 여자인들 못 만나겠으며, 자신에게는 별다른 흥미가 없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옆에 멀쩡히 살아 숨 쉬는 남자가 누워 있는데도 불구하고 별다른 생각 없이 금방 잠이 들었다.
유태진은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정말이지 속 편한 여자였다.
자기가 정말 그런 군자인 줄 아나? 뇌까지 깨끗할 거라고 생각하나?
유태진은 복수라도 하듯 손을 뻗어 그녀의 볼을 꼬집으려다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손을 거두었다.
대신 방향을 바꿔 그녀의 새끼손가락을 살짝 걸어보았다.
그 가벼운 접촉에도 그의 목울대가 작게 일렁였다. 그는 점점 더 불만족스러워졌다.
그는 아예 그녀의 손을 통째로 움켜쥐었다. 가늘고 부드러운 손이었다.
박은영이 깰까 봐 유태진은 아예 몸을 옮겨 팔을 벤 채 그녀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았다.
속눈썹은 길었고 골격 자체가 아름다워 얼굴선이 무척이나 곱고 정교했다.
옅은 붉은색의 입술은 립밤을 발랐는지 유난히 반짝이고 도톰해 보였다.
그렇게 한참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는 살짝 고개를 숙여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그녀의 입술에 제 입술을 포갰다.
심장이 거세게 울렸다. 침대를 짚은 손은 저도 모르게 꽉 움켜쥐어져 힘줄이 툭 불거졌다.
앞뒤 가리지 않고 그녀를 집어삼키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온갖 광적인 생각과 충동이 머릿속을 몇 번이고 휩쓸고 지나갔다.
박은영은 잠결에 숨이 막힌다고 느꼈는지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그의 뺨을 내리쳤다.
찰싹, 아주 맑고 경쾌한 소리가 났다.
그녀는 깨어나지 않았다.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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