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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박태욱이 병든 지도 이제는 몇 년째라 치료비는 절대 적지 않았다. 외할머니께서 운영하시는 호텔은 경영이 어려워 수익이 거의 나지 않았고, 그녀가 대부분의 비용을 떠맡고 있었다. 홍보팀에 있을 때 월급의 대부분은 병원비로 흘러갔다. 박은영이 박태욱에게 마련해준 병실은 비록 최고급은 아니었지만, 채광과 통풍, 전망이 모두 좋아 그도 편안히 지내고 있었다. 간호사는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박은영의 등 뒤를 바라보며 말했다. “유 대표님, 이분이 206호 환자분 보호자십니다. 두 분이 직접 상의하시는 게 어떨까요?” 박은영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예상치 못한 얼굴들이 눈앞에 서 있었다. 서연주는 허윤정의 팔을 끼고 담담하게 박은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두 사람 옆에는 당연히 냉담한 분위기를 풍기는 유태진이 서 있었다. 그는 박은영을 빤히 응시했지만, 어떤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박은영은 동시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때 서연주가 허윤정에게 말했다. “엄마, 먼저 들어가서 쉬세요.” 허윤정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박은영을 흘끗 보고는 병실 문 앞에서 말했다. “너였구나. 그러면 태진이와 연주와 얘기를 잘 해봐.” 박은영은 얼굴빛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허윤정의 말투는 마치 유태진과 서연주가 이미 부부인 양, 협의라기보다는 통보에 가까웠다. 박은영은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유태진을 바라보았다. 오늘은 그녀의 첫 번째 방사선 치료를 받는 날이었다. 박은영은 병든 몸을 이끌고 커다란 병원을 혼자 다니며 치료의 고통을 견뎌야 했다. 하지만 그녀의 외로움은, 이 순간만의 일이 아니었다. 지난 삼 년 동안, 박은영은 의지할 사람 하나 없이 모든 것을 홀로 견뎌왔다. 반면, 한때 그녀의 남편이었던 유태진은 같은 병원에서 서연주의 가족들을 돌보는데 모든 정성을 쏟고 있었다. 아니, 이제는 그녀의 삼촌이 누워 있는 병실마저 빼앗으려 들었다. “저희 엄마가 그 병실 창밖의 회화나무를 좋아하셔서요. 박은영 씨가 삼촌을 설득해서 양보해 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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