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시현 오빠, 방금 뭐라고 했어요...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요?”
임단비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지며 얼굴의 핏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럴 리가 없어요. 분명 오빠는...”
“그런 착각을 하게 해서 미안해.”
이시현의 목소리는 차갑다 못해 잔인할 정도로 침착했다.
“당시에 나를 쫓아다니는 사람이 너무 많았고 나는 방패 하나가 필요했을 뿐이야.”
‘방패?’
임단비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이시현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담담하게 덧붙였다.
“보상으로 매년 네 카드에 일정 금액을 송금했어. 이게 거래라는 건 너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나중에 네가 나를 대신해 교통사고를 당했고, 몸까지 상하게 됐지.”
그의 시선이 그녀의 창백한 얼굴 위에 조용히 내려앉았다.
“그래서 그 뒤로 네 부탁이라면 거의 다 들어준 거야. 하지만 그게 전부야.”
순간, 연회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방금까지 부러움으로 가득하던 시선들은 순식간에 조롱과 경멸로 바뀌었고, 수군거림이 파도처럼 임단비를 덮쳤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이 대표님 같은 사람이 임단비를 좋아할 리가 없지...”
“평소엔 진짜인 척하더니, 임단비가 혼자 착각한 거였네.”
“이 대표님은 줄곧 고고한 남자였잖아. 톱스타가 벗고 유혹해도 내쫓았다는데, 임단비가 뭐라고...”
“임단비 엄마가 불륜녀라며. 역시 딸도 다를 게 없이 욕심만 가득하네.”
말 한마디 한마디가 칼날처럼 임단비의 심장을 찔렀다.
체면을 가장 중시하던 임단비였다.
이 고백을 위해 무려 석 달을 준비했고, 모든 명문가 인사들을 초대했다.
오늘 당당하게 모두의 앞에서 이씨 가문 사모님이 되려고 했다.
임단비는 몸이 떨렸고, 손톱이 손바닥을 깊게 파고들었다.
‘만약 이시현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럼 도대체 누구를 좋아하는 거지?’
머릿속에 지독하게도 불길한 그 이름이 떠올랐다.
‘서고은?’
임단비는 그 생각만으로도 이성이 무너질 것 같았다.
거칠게 고개를 저으며 그녀는 애써 부정하려 했다.
‘아니야. 말도 안 돼.’
그 순간, 이시현은 이미 몸을 돌려 떠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