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마치 벼락을 맞은 듯한 표정으로 이시현의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뭐라고 했어요?”
하필 그 순간, 차가 터널 안으로 들어섰고 신호가 끊기며 통화는 자동으로 종료됐다.
“차 돌려. 서씨 가문으로 가.”
이시현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고 눈동자 깊숙한 곳에서는 지금껏 보인 적 없는 분노가 요동치고 있었다.
비서는 놀라 방향을 틀다 핸들을 놓칠 뻔했고 급히 차를 회전시켰다. 그는 이런 이시현의 모습을 처음 봤다.
늘 침착하고 절제되던 남자의 눈은 핏발이 서 있었고 단단히 다문 턱선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긴장으로 굳어 있었다.
차는 미친 듯이 달려 서씨 가문 별장 앞에 멈췄다.
이시현은 문을 걷어차듯 열어젖히고 그대로 안으로 들이닥쳤다.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던 서동수는 그 모습을 보고 놀라 찻잔을 떨어뜨릴 뻔했다.
“이시현? 네가 왜 여길...”
“서고은이 제주도로 시집갔다고요?”
이시현은 한 글자 한 글자 이를 악문 채 내뱉었다.
서동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비위 맞추듯 웃었다.
“그래, 사흘 전에 이미 갔어. 네가 늘 고은이가 소란스럽다고 하지 않았니? 마침 제주도에 있는 죽을 날을 앞둔 도련님이 10조 원을 내걸고 액운을 막아주는 신부를 찾고 있길래 보내 버렸어. 잘됐잖아, 이제 너도 임단비와 제대로 만나야지. 방해하는 사람도 없고...”
“누가 제가 임단비를 좋아한다고 했습니까?”
이시현의 주먹이 탁자를 강타했고 유리 탁자는 그 자리에서 산산조각이 났다.
그는 이 아버지라는 인간이 단지 10조 원 때문에 친딸을 팔아넘겼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사람 불러.”
이시현의 목소리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
“이 집, 다 부숴 버려.”
비서는 즉시 사람들을 데려왔고, 도자기, 가구, 명화까지 순식간에 모든 것이 파편으로 변했다.
서동수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시현아!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천천히, 잔혹할 정도로 이시현은 또렷이 말했다.
“오늘부로 승조 그룹은 파산 정리에 들어갑니다.”
“안 돼! 이시현, 그러면 안 돼!”
매달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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