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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모두가 경악했고 조하연 역시 넋을 잃었다. 소지헌은 증거를 받아 몇 번 훑어보더니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증거를 힘껏 집어 조하연의 얼굴에 내던졌다. “조하연.” 소지헌의 목소리는 얼음장 같았다. “네가 과인을 이리 실망하게 하다니. 어찌하여 중전을 거듭 해치려 하는 것이냐.” 그는 잠시 멈추더니 이어 엄한 소리로 호통쳤다. “여봐라.” 하지만 말을 끝내기도 전에 소지헌은 조하연의 창백하고 평온한 얼굴을 보며 ‘끌고 나가 참수’하라는 말을 차마 내뱉지 못했다. 조연서는 그의 망설이는 기색을 알아채고 두 눈에 원한의 눈빛을 띠었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울며 애원했다. “전하, 하연은 어쨌든 신첩의 여동생이옵니다. 부디 자비를 베푸시어 죽이지는 말아 주시옵소서. 그저... 며칠 의금부의 감옥에 가두어 징계하는 것으로 끝내주시옵소서.” ‘의금부의 감옥이라고?’ 소지헌은 미간을 찌푸렸고 그의 두 눈에 다시 한번 망설이는 기색이 드러났다. 의금부 감옥이 어떤 곳인가? 어둡고 습하며 형구가 가득한 곳이라 그곳에 갇히면 죽거나 불구가 되기에 십상인데 등의 상처가 채 낫지 않은 조하연이 그곳에 들어가면... 조연서는 그의 두 눈에 드리운 갈등의 눈빛을 똑똑히 보았고 가슴속 원한이 더욱 깊어져만 갔다. ‘조하연 이년이 언제부터 전하의 마음속에 이렇게까지 자리 잡은 거야? 이젠 의금부 감옥에 가두는 것조차 주저하다니?’ 조연서는 이를 악물고 다시 말했는데 목소리는 더욱 허약해졌고 심지어 울먹이는 소리가 섞여 있었다. “사실... 신첩도 연서를 벌하고 싶지 않사옵니다. 하지만 중전을 모함하는 일이 일어났는데도 아무런 징계도 없이 내버려 둔다면 신첩이 앞으로 무슨 면목으로 후궁을 통솔하겠나이까? 그만 관두시지요. 전하, 이 일은 없었던 일로 여겨 주시옵소서. 콜록콜록...” 말을 마치자 조연서는 심하게 기침하더니 이어 입안의 피를 왈칵 토해냈다. 그녀의 손에 들린 눈처럼 하얀 비단 손수건은 피로 붉게 물들었다. “연서야.” 소지헌은 화들짝 놀라며 그녀를 품에 단단히 안았다. “어의. 당장 어의를 부르거라.” 그는 아래에 무릎을 꿇었지만 허리를 곧게 펴고 덤덤한 얼굴을 하고 있는 조하연을 바라보다가, 다시 시선을 돌려 품 안에서 피를 토하고 의식을 잃은 조연서를 번갈아 보았다. 결국 그의 두 눈에서 망설이는 기색이 사라지고 대신 섬뜩한 눈빛이 반짝였다. “숙빈 조씨를 의금부 감옥에 가두고 처분을 기다리라고 하라.” 호위 무사들이 앞으로 나와 거칠게 조하연을 바닥에서 끌어 잡았다. 조하연은 반항하지도, 변명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이것이 조연서의 계략임을 알아차렸다. 변명은 소용없었다. 의금부 감옥은 소문처럼 음습하고 축축했으며 썩은 곰팡내가 코를 진동했다. 조하연은 한 옥방에 내던져졌고 쇠문이 쾅 소리를 내며 닫히자 바깥의 희미한 햇빛마저 차단되었다. 그녀는 차가운 벽에 기대어 앉았는데 등에 난 상처가 이번 소동으로 다시 터져 피가 스며 나왔고, 속옷 자락을 붉게 물들였다. 고통스러웠으나 그녀는 더 신경 쓸 기력조차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감옥 문이 열리고 한 옥졸이 손에 갖은 형구를 들고 들어왔다. “숙빈마마.” 옥졸이 씩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윗전에서 특별히 분부하시길 마마께 교훈을 주어야 한다고 해서요. 어떤 사람을 건드릴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을 건드릴 수 없는지 똑똑히 기억하게 해야 한다고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달궈진 인두, 송곳, 주리 틀기... 갖가지 형벌이 그녀의 상처투성이가 된 몸에 가해졌다. 꼬박 이틀 내내 그녀는 수많은 형벌을 견디며 이를 악물었으나 신음도 내지 않았다. 극심한 고통과 차가운 한기 속에서 그녀의 의식은 점점 흐릿해졌다. ‘정우 도령, 미안합니다. 저는 도령을 만나러 가지 못할 것 같네요...’ 조하연은 의식을 잃기 전 갑자기 몸이 따듯해지는 것 같았다. 누군가 그녀를 안아 올렸는데 그 손길에는 그녀가 익숙히 알고 있던 떨리고 조심스러운 느낌이 서려 있었다. 조하연은 힘겹게 눈을 뜨고 바라봤다. 그녀의 흐릿한 시야 속에서 소지헌의 팽팽한 턱선이 보였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조하연은 요화전의 침대에 누워 있었다. 소지헌이 곁에 앉아 약 그릇을 들고 있었고, 그녀가 깨어난 것을 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깨어났구나.” 그가 약을 한 숟가락 떠서 그녀의 입가로 가져갔다. “약 먹어야지.” 조하연은 몸을 일으켜 약 그릇을 받아들었다. “신첩이 스스로 먹을 수 있나이다.” 소지헌의 손이 허공에서 멈칫했다. 그는 그녀가 억지로 약그릇을 받아 들고 얼굴도 찌푸리지 않은 채 쓴 탕약을 단숨에 들이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소지헌의 마음속에서 이루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불쾌한 감정이 다시금 세차게 밀려왔다. “그럴 필요가 있느냐?” 그의 목소리가 약간 쉬어 있었다. “과인이 전에도 이런 식으로 너를 돌본 적이 없었던 건 아니지 않느냐?” 조하연은 빈 그릇을 내려놓고 소매로 입가를 닦으며 허약하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것은... 오직 전하와 신첩 단둘뿐일 때였사옵니다. 이제 천하가 정해졌고 언니께서 중궁에 오르셨으니 신첩이... 감히 전하께 폐를 끼칠 수 없사옵니다.” 소지헌은 미간을 굳혔다. “신첩은 감히 그런 생각이 없사옵니다.” 조하연은 고개를 숙였다. “다만 헛소문을 퍼뜨려 중전을 모함한 일은 정말로 신첩의 소행이 아니었음을 말씀드리고 싶을 뿐이옵니다.” 소지헌은 잠시 침묵했다. 어둑한 전각의 빛 아래 그의 옆모습은 얼음처럼 차가워 보였다. “과인은 알고 있다.” 그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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