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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하하하. 잘했구나. 참으로 지극한 사랑이구나.” 소지호가 미친 듯이 웃으며 수하들에게 조연서의 밧줄을 풀어 안전한 곳으로 통하는 작은 문 쪽으로 밀어내라 명했다. 조연서는 굴러가다시피 성벽에서 내려와 소지헌의 품에 안기며 소리 높여 울부짖었다. 소지호는 음흉하게 웃으며 홀로 남겨진 조하연에게 다가갔다. “그럼 잘 가거라. 숙빈.” 거의 동시에 성벽 어두운 곳에서 화살 수십 개가 허공을 가르며 날아왔고 정확히 소지호와 그의 수하 몇 명의 급소를 꿰뚫었다. 소지호는 몸이 굳었고 눈에는 아직도 광적인 쾌감이 남아있었으나 그대로 뒤로 쓰러졌다. 죽기 직전 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공중에 매달린 조하연을 힘껏 밀쳐냈다. “하연아.” 소지헌은 그 가냘픈 몸이 마치 줄 끊어진 연처럼 높은 성벽에서 추락하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보았다. 쿵. 조하연이 떨어지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 조하연은 성벽 아래의 청석 바닥에 떨어졌고 몸이 미세하게 한 번 움찔하더니 이내 움직임을 멈추었다. 소지헌은 보이지 않는 손이 심장을 꽉 움켜쥐는 것처럼 고통스러워 숨쉬기조차 어려웠다. 그는 미친 듯이 달려갔다. “하연아, 조하연.” 소지헌은 바닥에 무릎 꿇고 조심스레 그녀를 안아 올렸다. 그녀의 얼굴은 종이처럼 창백했고 입가에서는 핏물이 새어 나왔으며 두 눈은 꼭 감겨 있었다. 다행히 숨은 붙어 있었다. “어의. 당장 어의를 불러라.” 그는 목이 터지라 외쳤는데 그 목소리에는 전에 없던 공포가 서려 있었다. “전하...” 멀지 않은 곳에서 조연서가 갑자기 신음하더니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곧 그녀는 축 늘어지듯 쓰러졌다. “연서야?” 소지헌이 깜짝 놀랐다. 조연서가 그의 소매를 붙잡으며 숨이 가쁘게 말했다. “저 역적이 강제로 약 한 알을 먹였는데 무엇인지는 모르겠나이다. 전하, 신첩이... 이제 죽게 되는 것이옵니까? 저를 염려하지 마시고 먼저... 하연이를 살펴보시옵소서.” 소지헌은 품 안의 조하연과 맞은편에서 피를 토하며 쇠약해진 조연서를 번갈아 보며 마음속으로 격렬한 싸움을 벌였다. 조하연이 성벽에서 떨어졌으나 다행히 성벽이 높지 않았고 아직 숨이 붙어 있으니 큰일은 없을 터였다. 반면 조연서는 대체 무슨 독약을 먹었는지 알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이를 악물고 조하연을 바닥에 조심스레 내려놓으며 달려온 호위 무사들에게 소리쳤다. “빨리. 숙빈을 궁으로 보내고 즉시 어의를 불러 치료하라. 과인이 곧 뒤따를 것이다.” 그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조연서를 안아 들고 가장 가까운 전각을 향해 급히 걸음을 옮겼다. 그의 목소리는 초조했다. “어의. 어의는 어디 있느냐?” 조하연은 호위 무사들에 의해 급히 궁으로 옮겨졌고, 미리 기다리고 있던 어의가 즉시 달려와 진맥했다. “다행입니다. 성벽이 그리 높지 않았고 마마께서 떨어지실 때 완충이 되었던 듯합니다. 찰과상과 가벼운 내상만 있을 뿐 뼈가 다치진 않았습니다.” 어의는 자세히 살핀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지혈과 소독을 시작했다. 피는 금세 멎었다. 어의는 숙빈에게 큰일이 없으니 조용히 요양하시면 된다고 막말하려던 참이었다. 침대 위의 조하연이 갑자기 아무런 징조도 없이 크게 피 한 모금을 토해냈다.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붉은 피는 새로 갈아입은 깨끗한 속옷을 적셨고 어의의 손까지 물들였다. “이...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어의의 안색이 갑자기 변하며 서둘러 다시 맥을 짚었지만 손가락 아래의 맥박은 혼란스럽고 허약하기 그지없었으며 생기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맥상이 어찌 갑자기 쇠약해져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방금 분명히...” 전각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궁녀들은 무서워 비명을 질렀고 어의는 허둥지둥 침을 놓고 약을 썼으나 모두 소용이 없었다. 조하연의 의식은 극심한 고통과 차가움에 휩싸이며 점점 희미해져 갔다. 그녀는 가사약이 효력을 발생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시기가... 딱 맞았다. 조하연은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지만 의식이 점점 더 흐릿해졌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어의가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손목에서 맥을 떼어내고 천천히 바닥에 무릎 꿇는 것을 느꼈다. 그의 얼굴은 죽은 사람처럼 창백했다. “빨리... 빨리 전하께 아뢰십시오...” “숙빈마마께서... 승하하셨습니다.” 그녀는 눈을 감았으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드디어... 자유로워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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