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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나는 아무 표정 없이 말했다. “내가 우리 집 드레스룸에 들어오는 것도 아현 씨 허락을 받아야 해요?” 이에 얼굴이 잠깐 굳더니 서아현은 곧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뭔가 오해하신 것 같네요. 이번에 해외 나갔을 때 수혁 오빠가 저한테 옷을 많이 사줘서요. 드레스룸이 좀 좁을까 봐 걱정한 거예요.” 나는 시선을 돌려 온통 명품 쇼핑백으로 가득한 한쪽을 흘겨봤다. 그리고 싸늘하게 말했다. “좁으면 좀 끼워 넣으면 되죠. 두 사람 사이에 제3자도 끼어드는 판에 옷 몇 벌쯤이야 뭐.” 서아현의 얼굴에서 억지웃음이 서서히 사라졌다. 이내 그녀는 손에 있는, 내가 고수혁에게 준 뜨개질 목도리를 내려다보더니 아무렇지 않게 옆의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그러고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끼워 넣느니 차라리 이런 구식이고 수혁 오빠 취향에도 안 맞는 낡은 것들은 버리는 게 낫겠죠.” 이어 고수혁의 구석에 처박혀 있던 내가 정성껏 짜서 선물했던 스웨터들을 꺼내 정리하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도대체 이런 것들이 왜 수혁 오빠 집에 있는지 모르겠네... 진짜 촌스럽고 한심해.” 박인주와 윤태수 입에서 나왔던 ‘미래의 새언니’라는 말이 떠오르자 갑자기 이 여자의 모든 행동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하여 나는 그녀의 손에 들린 스웨터와 목도리를 전부 빼앗아 안으며 말했다. “아무리 촌스러운 옷이라도 노숙자의 몸은 따뜻하게 해줄 수 있어요. 하지만 사람이 촌스럽고 싸구려면 그건 어디에 있어도 그냥 쓰레기인 거죠.” ‘다음 주, 이 여자가 우리 오빠의 손을 붙잡고 윤씨 가문에 나타나게 되면 이 쓰레기의 민낯도 드러나겠지.’ 나는 더는 신경 쓰지 않고 드레스룸을 뒤져 겨우 오후 면접에 입을 정장을 찾아냈다. 그리고 고수혁에게 줬던 스웨터며 목도리도 전부 품에 안고 나왔다. 그렇게 몇 걸음 걸었을까, 다미가 드레스룸 안으로 들어가더니 부러움 가득한 목소리로 엄마에게 말했다. “와, 엄마 이 옷 너무 예뻐요! 이 치마 입으니까 엄마가 진짜 요정 같아요!” 그러자 서아현은 일부러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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