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다미가 지금 패혈증이야. 빈혈도 심각하고. 게다가 혈액형이 아주 드물어서 병원 혈액 은행에도 맞는 혈액이 없어. 그런데... 네 혈액형만 다미와 일치해.”
나는 눈을 크게 뜨며 믿기 어렵다는 듯 고수혁을 바라봤다.
“지금... 나더러 피를 내놓으라는 거야? 고수혁, 나 빈혈 있는 거 몰라? 너 때문에 3년 동안 채식만 해서 지금 나 심각한 빈혈이야!”
그 말에 고수혁의 표정이 잠시 흔들렸지만 곧 가라앉았다.
“네 빈혈은 당장 생명과 직결되진 않아. 하지만 다미는 지금 바로 수혈이 필요해. 세영아, 넌... 다미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나는 이를 악물고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에 깊게 파고들었다.
“다미는 너랑 서아현 사이에서 태어난 애잖아. 그런데 둘 다 혈액형이 안 맞는다고? 그게 말이 돼? 아현 씨는 피도 못 뽑게 하면서 나한테는 피를 내놓으라고? 난 절대 못 해. 네 딸은 너희가 알아서 살려.”
그때 문밖에서 울먹이는 소리가 들렸다.
곧 서아현이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뛰어 들어왔다.
그녀는 침대 앞에서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세영 씨... 제발요. 다미는 아직 어린아이예요. 아이는 죄가 없잖아요. 다미가 전에 세영 씨 불쾌하게 한 거 알아요...”
흐느끼던 그녀는 문득 무언가를 떠올린 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예전에 세영 씨가 저더러 머리가 바닥에 닿을 때까지 절하고 사과하라고 했었죠... 저 할게요. 지금 바로 할게요...”
그녀는 곧장 고개를 깊이 숙였다.
하지만 이마가 바닥에 닿기도 전에 고수혁이 재빨리 그녀를 끌어올려 품에 안았다.
그가 뱉은 목소리는 아까 나에게 향하던 냉담한 태도와는 완전히 달랐다. 과할 만큼 따뜻하고 부드럽기까지 했다.
“너 왜 이래. 다미 때문에 이미 힘든데 스스로 더 괴롭게 하지 마.”
서아현은 더욱 크게 울기 시작했다.
“이렇게라도 해야 세영 씨가 다미한테 헌혈해 줄 거 아니에요...”
그 말이 끝나자 고수혁의 표정은 단단히 굳어졌다.
“윤세영, 너 도대체 할 거야, 말 거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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