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화
황노을의 비웃음을 알아챈 도민희의 속이 뒤틀렸지만 다시 달려들려는 순간 도서찬에게 저지당했다.
“민희야, 그만해!”
도서찬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더 이상 난동을 부르면 파티장이 진짜 망가지게 될 것이고 도민희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도서찬에게 방금 황노을에게 F국에서 벌어진 일을 캐물었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도민희는 비웃음을 띤 황노을의 얼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가슴 속 증오의 불꽃이 타올랐다.
결국 억지로 웃음을 짜내며 이를 악물고 말을 내뱉었다.
“그냥 사고였어요. 와인 테이스팅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죠.”
황노을은 도민희가 말을 끝내는 순간 자리에서 물러났다.
도서찬이 그 뒤를 따라가 손을 내밀 었지만 황노을은 냉랭하게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한연서 씨와 동행하실 거면 다음부턴 미리 알려주세요.”
그녀는 이어서 덧붙였다.
“전 내연녀와 같은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아요. 구역질 나니까.”
“황노을!”
도서찬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으르렁거리듯 터져 나왔다.
황노을은 두 주먹을 꽉 쥔 도서찬을 차가운 시선으로 노려보았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도서찬의 시선은 드레스를 차려입고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에 꽂혀 있었다.
도민희가 무대 뒤에서 드레스를 정리하는 사이 도서찬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한연서는 자기가 말썽을 일으켜 미안하다며 따라나서지 않고 차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녀는 도서찬과 이정민 일을 논의하러 왔을 뿐 황노을이 오해하기를 바라지 않았다고 했다.
이제 무대 뒤에는 도서찬과 도민희 사촌 남매만이 남았다.
“민희야, 노을이랑 무슨 말을 했던 거야?”
도민희는 타월을 쥔 손이 잠시 멈칫했다.
“오빠, 황노을 씨가 제게 레드 와인을 들이붓더라고요.”
불만이 가득 담긴 목소리였다.
도서찬이 알고 있는 황노을은 먼저 시비를 거는 사람이 아니었다. 도민희가 여전히 얼버무리자 그는 그녀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네 입으로 직접 말할래, 아니면 내가 CCTV를 확인해 볼까?”
도민희는 이를 악물었다.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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